[4·10 총선] 총선 압승 진두지휘한 이재명, 대권 재도전 '청신호'

친명 체제 강화된 원내서 싱크탱크 가동 등 대선 준비 집중할 듯
총선 통해 내부 리스크 정리했지만 '사법 리스크' 해소는 과제
4·10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둘 것이 확실시되면서 이재명 대표의 향후 정치적 행보에 '파란불'이 켜졌다.대선 패배의 오점을 뒤로 하고 자신이 진두지휘한 선거에서 크게 승리함으로써 대권 재도전에 필요한 발판을 확실하게 마련한 것이다.

이 대표는 2022년 3월 대선에서 패한 뒤 같은 해 8월 전당대회를 통해 당권을 잡았으나, 당 안팎으로 적잖은 리스크에 발목이 잡혀 있었던 게 사실이다.

대장동·성남FC·백현동 관련 재판 등 '사법 리스크'가 상존했고, 친문(친문재인)계를 비롯한 비명(비이재명)계의 견제도 적지 않았다.총선을 앞두고는 대선후보 경선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가 탈당하는 등 리더십에 상처를 입기도 했다.

공천 과정에서는 '친명(친이재명)횡재, 비명횡사' 논란이 거셌지만, 결국 선거에서 이기며 당을 '친명 체제'로 바꾸는데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비주류로서 대선에 출마하고 당권을 잡았지만 당을 완전히 장악하지는 못했던 그가 이번 총선을 기점으로 당의 체질을 '이재명당'으로 바꿔놓는 데 성공한 셈이다.이에 따라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다시금 친명 지도부가 들어선다면 3년 뒤 대권 도전까지는 큰 장애물은 없다고 봐도 된다는 게 당 안팎의 시각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11일 통화에서 "차기 전대에서 비명이나 반명 프레임으로 당권에 도전한다면 당원들의 마음을 얻기는 불가능하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처럼 대권 가도의 내부 리스크는 사실상 완전히 정리했지만, '사법 리스크'라는 외부 변수는 아직 남아 있는 상황이다.이 대표는 8월 전당대회에서 차기 지도부에 당권을 넘기고 나면 다시금 전열을 정비해 대권 도전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발탁한 영입 인재 등 친명계 현역 의원을 중심으로 당내 지지기반을 확대하는 동시에 학자 그룹 등 싱크탱크와 함께 '대권 수업'에 나설 수 있다.

이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대권 가도와도 유사하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총선을 석 달 앞두고 자신이 영입한 김종인 당시 선거대책위원장에게 권한을 이양하고 사퇴한 뒤 대권을 준비했다.

다만, 친명 일색으로 재편된 당내 구도가 오히려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기적으로 중도층 표심을 확보해야 하는 대선에서 기존 지지층만을 겨냥한 행보로는 확장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대표가 향후 대권 재도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당내 통합에 공을 들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재명의 민주당'이라는 프레임은 이 대표에게도 좋지 않다"며 "차기 당권이 누구에게 가든 이 대표는 '민주당의 이재명'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할 것"이라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