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與 '친윤 현역' 대부분 당선…용산 출신은 절반 생환

수원·고양 등 전략지 '전멸'…험지 재배치 중진은 3명 중 1명 당선
국민의힘이 4·10 총선에서 참패했으나, 양지로 여겨지는 지역구에 배치된 '친윤'(친윤석열) 현역 의원들은 대부분 생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친윤 핵심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은 자신의 기존 지역구인 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에서 3선에 성공했다.

권성동 의원도 강릉에서 다섯번째 금배지를 달았고, 윤한홍 의원도 경남 창원 마산회원에서 3선 고지를 밟았다.

김기현 전 대표도 울산 남구을 공천을 사수하면서 가뿐히 5선 의원이 됐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김 전 대표를 지지하면서 '연판장'을 주도하거나 김기현 지도부에 승선했던 친윤계 초선들도 상당수 살아남았다.

배현진(서울 송파을)·박수영(부산 남구)·박성민(울산 중구)·유상범(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김정재(경북 포항 북구)·강민국(경남 진주을) 의원 등이 재선에 성공했다.

다만,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수행실장을 맡은 이용 의원은 경기 하남갑에서 6선에 도전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게 패했다. 용산 대통령실 참모 출신은 희비가 엇갈렸다.
용산 출신 14명 중 절반인 7명이 당선돼 생존율은 50%에 그쳤다.

당선인은 대부분 '텃밭'에 공천받은 이들이다. 경북 구미을에선 강명구 전 국정기획비서관이, 영주·영양·봉화에선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이 각각 당선됐다.

부산 해운대갑의 주진우 전 법률비서관, 북구을의 박성훈 전 국정기획비서관, 충남 홍성·예산의 강승규 전 시민사회수석도 기존 국민의힘 지역구 수성에 성공했다.

김은혜 전 홍보수석은 경기 성남분당을에서 접전 끝에 민주당 현역 김병욱 의원을 따돌렸다.

그러나 김 전 수석을 제외하고 수도권에 출사표를 던진 용산 출신 6명은 줄줄이 낙선했다.

경기 용인갑에선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이, 의정부갑에선 전희경 전 정무1비서관이, 안산갑에선 장성민 전 미래전략기획관이 각각 민주당 후보에게 졌다.

인천 연수을의 김기흥 전 부대변인과 남동을의 신재경 전 선임행정관, 서울 중랑을의 이승환 전 행정관도 '험지'의 벽을 넘지 못했다.

공천이 취소된 정우택 의원 대신 충북 청주상당에 투입된 서승우 전 자치행정비서관도 낙선했다.
국민의힘이 공들여 배치한 '전략 후보' 성적도 좋지 않다.

김현준(갑) 전 국세청장, 방문규(병)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수정(정) 경기대 교수 등을 전진 배치한 수원에서는 5개 지역구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전멸했다.

고양도 마찬가지다.

한창섭(갑) 전 행정안전부 차관, 김용태(정) 전 의원 등을 투입했지만 4석 중 1석도 따내지 못했다.

민주당 출신 영입 인사인 김영주(서울 영등포갑) 의원, 이상민(대전 유성을) 의원, 김윤식(경기 시흥을) 전 시흥시장, 조광한(남양주병) 전 남양주시장도 일제히 고배를 마셨다.

'운동권 저격수'로 투입한 함운경(서울 마포을) 민주화운동동지회장, 윤희숙(중·성동갑) 전 의원, 전상범(강북갑) 전 판사, 호준석(구로을) 전 YTN 앵커도 쓴잔을 들어야 했다.

영입인재 중 당선자는 '텃밭'에 배치된 박수민(서울 강남을) 전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이사, 고동진(강남병) 전 삼성전자 회장, 정성국(부산 부산진갑) 전 교총 회장 정도다.

중진 험지 재배치 지역구 세 곳에선 김태호(경남 양산을) 의원만 살아 돌아왔다. 조해진(김해을) 의원, 서병수(부산 북구갑) 의원은 낙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