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시총 100조시대' 기대감…'덜팔아도 매출↑' 효과

현대차·기아 1분기 매출액, 전년 대비 소폭 증가 예상
하이브리드 기술력 앞세워 주가 상승세 이끌지 주목
현대자동차그룹 주축인 현대차와 기아가 올해 합산 시가총액 '100조원 시대'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가 고점을 찍은 뒤 하락하는 이른바 '피크아웃' 우려와 달리 올해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측 수준에 달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14일 현대차와 기아에 따르면 두 회사의 합산 시가총액은 94조3천832억원(12일 종가 기준)이다.

현대차는 50조2천387억원, 기아는 44조1천445억원이다. 올해 들어서만 현대차 주가는 약 16.9%, 기아 주가는 9.8% 각각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두 회사 합산 기준으로 시총 100조원 시대가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한때 합산 시총 100조원(종가 기준)을 넘기기도 했지만, 다시 90조원대로 감소했다. 현대차의 경우 최근 들어 판매 실적 양상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1분기 판매 대수(100만2천608대)는 지난해 1분기(102만1천827대)와 비교해 1.9% 줄었지만, 매출액은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발표된 증권사 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현대차의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39조6천639억원, 3조5천621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1분기 대비 매출은 5.0%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0.9% 감소한 것이다.

또 기아의 올해 1분기 매출은 4.4% 증가한 24조7천279억원, 영업이익은 5.5% 감소한 2조7천170억원으로 각각 전망됐다.

금융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현대차 1분기 실적 전망치로 매출 39조7천653억원, 영업이익 3조6천202억원을 제시했다.

작년 1분기 대비 매출은 5.3%, 영업이익은 0.8% 증가한 수치다.

판매 대수가 줄어도 부가가치가 높은 차량을 많이 판매해 매출 또는 수익이 증가하는 이른바 '믹스 개선'(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비중 증가) 효과로 풀이된다.
현대차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미국과 국내 판매 비중 증가가 '믹스 개선'의 대표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여기에다 기아가 하이브리드차 기술을 앞세워 주가 상승세를 이끌지도 주목된다.

기아는 최근 실시한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셀토스 하이브리드를 비롯해 하이브리드 모델 3종을 출시하고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차 비중을 전체 판매량의 19%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통상 하이브리드차는 일반 내연기관 모델보다 판매 가격이 20%가량 높지만, 자동차 제조사(OEM) 간 경쟁은 전기차에 비해 느슨한 편이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 가운데 하이브리드·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 풀(full) 하이브리드 기술을 갖춘 곳은 현대차·기아, 도요타, 혼다, 포드 정도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의 1분기 실적 전망에 대해 "판매 물량 감소를 믹스 효과와 환율 상승이 상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가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이나 CEO 인베스터 데이 같은 기업설명회(IR) 행사에서 추가적인 주주환원책을 내놓을지도 관심이다.

자사주 추가 소각 같은 신규 주주 환원책이 나올 경우 현대차·기아 주가 오름세가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

현대차는 2분기에 CEO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할 예정이다.

앞서 기아는 지난 1월 실적 콘퍼런스콜 당시 "오는 3분기까지 누적 재무 목표를 달성하면 회사가 매년 사들이는 자사주 5천억원어치를 100% 소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이달 하순 올해 1분기 경영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