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가 돌아오니, 두산 승률도 상승…"포수로 많이 출전"

LG와 주말 3연전에서 모두 포수로 출전…두산, 2승 1패로 우세
현역 최고 포수 양의지(36·두산 베어스)가 건강한 몸으로 돌아오니, 두산의 승률도 상승 곡선을 긋는다. 두산은 12∼14일 열린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올 시즌 첫 잠실 라이벌 3연전'에서 2승 1패를 거뒀다.

지난해 LG와 맞대결에서 5승 11패로 크게 밀려 아쉬워했던 이승엽 두산 감독은 올 시즌 첫 LG와 3연전을 시작하며 "올 시즌에는 LG에 우세를 점하며 시작하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냈고, 목표를 달성했다.

양의지를 LG와 3연전 내내 '포수'로 기용한 점도, LG전 필승 비책이었다. 3월 29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허벅지 근육통을 느낀 양의지는 4월 2일까지 짧은 휴식을 취했다.

이후에도 이 감독은 양의지를 포수와 지명타자로 번갈아 가며 기용했다.

부상 재발을 막으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LG와 3연전에서는 모두 양의지가 포수로 나섰다.

LG전의 중요성을 드러내는 기용법이었다.
양의지는 '우세 3연전'을 확정한 14일 경기에서는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공격에서도 힘을 보탰다. '발'이 주 무기는 아니지만, 전력 질주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3회 무사 1루에서 중전 안타를 친 양의지는 상대 선발 손주영의 폭투 때 2루를 밟고, 박준영의 우익수 희생플라이 때 2루에서 3루에 도달했다.

이어 포수 패스트볼 때 홈으로 내달려 득점했다.

5-4로 근소하게 앞선 7회 무사 2, 3루에서는 승기를 굳히는 2타점 중전 적시타도 쳤다.

이날 두산은 LG를 9-4로 눌렀다.

경기 뒤 만난 양의지는 "선발 투수 김동주가 어려운 상황에서 2점만 주고 5회까지 버텨준 덕에 우리가 승리할 수 있었다"고 '안방마님'답게 투수 칭찬부터 했다.

이어 '포수'로 최대한 자주 뛰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양의지는 "몸 상태가 괜찮으면, 최대한 포수로 자주 출전하려고 한다.

시즌 초에 부상을 당했지만, 지금은 많이 회복했다"며 "팀에서 많이 배려해줘서 건강한 몸으로 주말 3연전을 치렀다.

몸 관리에 더 신경 써서, 올해 800∼900이닝 정도는 포수로 소화하고 싶다"고 밝혔다.
5승 9패로 이번 주를 시작한 두산은 한화 이글스, LG 트윈스에 연속해서 2승 1패를 거둬, 9승 11패로 승패 마진을 '-2'까지 줄였다.

양의지는 "팀 분위기가 다소 처져 있었는데, 이번 주에 고비를 잘 넘겼다"며 "기분 좋게 다음 주를 시작할 수 있다.

우린 더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

기분 좋은 한 주를 보내면서 양의지에게 여러 에피소드도 생겼다.

특히 '절친한 친구'인 '21세기 한국 최고 투수' 류현진(한화)과의 대결은 야구 팬들에게도 화제를 모았다.

양의지는 11일 한화전에서 류현진의 낙차 큰 커브를 파울로 겨우 걷어낸 뒤 '탄성'을 내뱉었다.

양의지의 모습에 류현진도 크게 웃었다.

당시를 떠올리며 양의지는 "빅리그 출신이라 그런지, 현진이가 도저히 칠 수 없는 공만 던지더라. 경기 뒤에 현진이 투구 분석표를 봐도 보더 라인에 꽂힌 공이 대부분이었다"며 "나도 모르게 그런 탄성이 나왔다"고 털어놨다.

류현진은 양의지를 저지하는 등 11일 경기에서 6이닝 1피안타 무실점 8탈삼진으로, KBO 복귀 후 첫 승리를 따냈다.

11일에는 한화에 패했지만, 이번 주를 4승 2패의 호성적으로 마친 덕에 양의지는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친구를 축하할 수 있다.

양의지는 "현진이에게 '또 한 번 구위에 놀랐다. 복귀 첫 승 축하한다'고 전해달라"고 웃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