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부 동원에도 찾지 못한 건설사 대표…낮은 수온 탓?

옥정호 수온 7∼8도로 낮은 편…수색 장기화 가능성 커
새만금 육상태양광 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아온 전북지역 건설사 대표 A(64)씨의 실종이 26일로 12일째에 접어들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연일 100여명의 인력과 잠수부, 구명보트, 무인기(드론)까지 투입해 실종 당일 A씨의 차량이 발견된 임실군 옥정호 주변을 훑고 있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A씨의 실종이 장기화하자 일각에서는 밀항·납치 등의 의혹을 제기하고 있으나 경찰은 "근거 없는 소문"이라면서 대신 낮은 수온 탓에 수색에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현재 옥정호의 수온은 가장 깊은 곳(수심 30m)을 기준으로 7∼8도에 그친다. 옥정호는 섬진강댐을 만들면서 생긴 인공호수로 영농철을 앞두고 물을 많이 가둬뒀기 때문에 측정 위치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수심이 10∼20m로 꽤 깊은 편이다.

경찰은 만약 실종자가 물에 빠졌다면 수온이 최소 15도 이상이어야 열흘 이내에 시신 발견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시신 부패가 진행되면서 몸 안에 가스가 차 물 위로 떠 오르는 원리인데, 현재의 옥정호처럼 낮은 수온에서는 이 과정이 더디다는 것이다. 실제 이전의 수색 과정을 살펴보면 여름에는 3∼4일이면 시신이 떠오르지만, 겨울에는 한 달 가까이 물에 빠진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실종 단계이기 때문에 여러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면서 "수색 인력을 수중뿐만 아니라 산으로 둘러싸인 수변에도 투입해 실종자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실종자를 두고 지역 사회에서 여러 말이 돌고 있는데 그중 경찰의 공식 입장은 없다"며 "앞으로도 실종자 발견을 최우선으로 수색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A씨의 아내는 지난 15일 오전 8시 40분께 "검찰 조사를 받은 남편이 힘들다고 말한 뒤, 집을 나갔다"고 경찰에 실종 사실을 알렸다.

경찰은 전주에서 약 30분 거리인 옥정호 인근에서 A씨의 차량을 발견하고, 폐쇄회로(CC)TV를 통해 실종자로 추정되는 인물이 수변 데크를 걸어가는 장면도 확인했다.

A씨의 업체는 2020년 새만금 육상태양광 발전사업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이후 감사원 감사 과정에서 업체 선정과 관련한 문제점이 불거졌다.

감사원은 당시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군산시가 친분이 있는 특정 업체에 혜택을 줬다고 보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은 군산시와 해당 업체를 압수수색하고, 관련자를 불러 조사하는 등 최근까지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해왔다. A씨는 이 밖에도 최근 자잿값 상승 등에 따른 건설 경기 침체로 경영난이 심화하자 자금 압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