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의 WHO총회 참석 지원 나선 美에 "내정간섭 중단하라"

올해도 세계보건총회 대만 참석 불발 가능성
중국 정부가 제77회 연례 세계보건총회(WHA)에 대만이 참석할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선 미국을 향해 "내정 간섭을 중단하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4일 중국신문망에 따르면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천빈화 대변인은 전날 홈페이지에 올린 입장문을 통해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으로 그 어떤 외세의 간섭도 용인될 수 없다"며 "미국은 WHA를 핑계로 대만 관련 문제를 과장·조작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천 대변인은 "미국은 실제 행동으로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대 연합 공보(미중 간 상호 불간섭과 대만에 대한 무기 수출 감축 등을 둘러싼 양국 간 합의)를 준수해야 한다"며 "말과 행동을 달리해 대만 독립 분열 활동을 끊임없이 종용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미국은 세계가 다시 한번 대만의 전문 지식과 경험으로부터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WHO가 대만을 올해 WHA에 옵서버 자격으로 초청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대만은 WHO의 창립 멤버였으나, 유엔이 중국과 대만 중 중국을 유일한 합법 정부로 인정하고 대만의 유엔 회원국 자격을 박탈한 이후 1972년 WHO에서도 퇴출당했다.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가 개선됐던 2009∼2016년 대만은 옵서버 자격으로 WHA에 참가했지만, 독립 성향 민주진보당(민진당) 소속 차이잉원 총통이 취임한 이후 중국 반발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간 내리 참석 명단에서 배제됐다.

천 대변인은 올해 역시 이같은 기조가 계속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한다는 전제하에 대만이 세계 보건 문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조치했고 WHA 참여의 문도 열어 놓았지만, 민진당 당국은 보건 문제를 정치화하고 외세를 빌려 WHA에서 대만 독립 활동을 시도했다"며 "이같은 시도는 반드시 실패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강력하게 반발함에 따라 대만은 미국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오는 27일부터 엿새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예정인 올해 WHA 참석도 불발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대만의 한 소식통도 "대만이 WHA 초청을 아직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