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황새 알 4개, 일본 간다…"유전적 다양성 증진"

문화재위원회 '수출 허가' 가결…日 어린 먹황새 6마리 교환 예정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황새를 보호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이 서로 손잡는다. 6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문화재위원회 산하 천연기념물 분과는 최근 열린 회의에서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이 황새 알을 일본으로 수출하도록 허가해달라고 낸 신청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황새 알 4개가 이달 중 일본 타마동물원으로 갈 예정이다.

연구원 측은 "황새의 유전적 다양성을 증진하고, 한국과 일본 간 황새 교류 및 복원 연구를 지속해서 유지하기 위해 수출이 필요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황새 알 수출은 황새를 복원하고 생태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다.

연구원은 1999년 일본에서 수정된 황새 알 4개를 들여와 2마리를 증식시키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이후 연구원은 2020년 타마동물원과 '먹황새 및 황새 보존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황새의 알과 먹황새 유조(幼鳥·어린 새를 뜻함)를 교환하는 방안을 논의해왔다. 황새 알 4개가 한국에서 일본으로 가고, 어린 먹황새 6마리가 일본에서 한국으로 오는 식이다.

먹황새는 국내에서는 9∼10월과 1∼2월에 아주 드물게 나타나는 멸종 위기종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문화재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일본 야생 황새의 근친도가 우리나라보다 높아 유전적 다양성을 위해 한국의 황새 도입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역시 천연기념물 먹황새의 복원 연구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두 나라의 사업이 원만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문화재위원회 결정에 따라 황새생태연구원과 타마동물원 측은 조만간 수출·입 준비에 나설 전망이다.
문화재위원회에 제출한 계획에 따르면 두 기관은 이달 중 황새 알을 일본으로 보낸 뒤, 9월까지 어린 먹황새를 한국으로 들여올 예정이다.

황새 알은 수의사 1명과 사육사 1명이 동행해 항공편으로 수송할 계획이다.

황새는 중국 동북 지방과 한반도 등에서 서식하며 예부터 다양한 설화와 전설에 등장했다.

1950년대까지는 국내에서 흔히 보였으나 밀렵과 자연환경 파괴 등으로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했고, 충북 음성에서 발견된 암수 한 쌍을 끝으로 1994년 자취를 감췄다. 문화재청은 황새생태연구원 등과 함께 1996년부터 러시아, 독일, 일본 등에서 황새를 들여와 증식·복원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