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불교 동시집 출간…"제가 낸 책 중 가장 아름다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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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작은 선물'…"불교 신자 아닌 무소속의 영혼으로 시집 냈다" "연못 / 연꽃 한 송이 / 누가 훔쳐갔나 // 줄기의 / 이빨 자국 보니 / 고라니네 // 연꽃 도둑이 / 고라니라니 // 고라니도 부처님께 / 연꽃 한 송이 바치고 싶었나" ('연꽃 도둑')
불기 2568(2024)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최승호 시인이 불교와 자연을 소재로 한 시집 '부처님의 작은 선물'(담앤북스)을 펴냈다. '어른들을 위한 동시집'을 표방한 이 시집에는 '연꽃 도둑', '연등행렬', '스님과 개구리', '범종 소리', '도토리', '드렁칡 아래서 낮잠을', '땅강아지' 등 모두 60편이 실렸다.
스님들의 생활, 절에 있는 신비로운 사물들, 절을 둘러싼 대자연 속의 생명체를 주요 소재로 삼았다.
시집은 자연과 어우러진 절 풍경을 서정적으로, 때로는 해학적으로 풀어낸다. "부처님 말씀이 담긴 책을 / 염소가 우물우물 씹어먹는다 // 아니 이 놈이 / 부처님 말씀을 / 혼자 다 먹네 // 옴 / 옴매" ('종이책을 먹는 염소')
템플스테이에 참가하거나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는 외국인들도 함께 시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그의 요청에 따라 홍대선원의 준한스님이 작업한 영문 번역이 함께 실렸다.
최 시인은 "마음은 부처님이 주신 선물이다.
그 마음으로 나는 시를 쓰고 그 마음으로 새들은 지저귀고 그 마음으로 꽃들은 피어난다"며 "절은 부처님의 마음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아름다운 공간이다. 그곳의 신비스런 사물들, 그곳에서의 스님들의 생활, 그리고 사찰을 둘러싼 대자연 속의 천진스러운 생명체들을 떠올리면서 시를 쓰고 그림을 그려 보았다"고 시인의 말에서 밝혔다.
출간을 앞두고 9일 서울 종로구 소재 조계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연 최 시인은 "'불교 동시' 책은 (그동안) 없었던 것 같다"며 "제가 낸 책 중에 가장 아름다운 책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절이 산에 있다 보니 속세의 낮은 곳에 있는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인연을 맺는 작업이 적은 것 같았다"며 "어떻게 다가가면 어린이들이 재미있어하고, 자비심이라든지 그런 것이 자연스럽게 우러날 기회가 많을까를 생각했다"고 불교 시집을 내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최 시인은 선불교의 짧은 문답이 시를 쓰는 데 많은 도움이 됐고 20대 때는 출가를 고민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성당에도 절에도 다니지 않는 무소속의 영혼으로 시집을 내고 있다"며 자신이 불교 신자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시집에는 최 시인이 직접 그린 삽화 60점도 담겼다.
그는 "느낌이 없는 그림은 버린다"며 "동물에는 (느낌을 주는) 눈이 있지만 마지막 시인 '부처님의 작은 선물' 곁에 실은 그림은 식물이라서 어려웠다"고 작업 과정을 회고했다. 최 시인은 한글에는 거문고, 가야금, 아쟁, 북 등 각각의 국악기에 어울리는 소리가 있다고 생각해 그런 표현을 모아 글을 써서 작곡가에게 넘긴 뒤 공연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우화도 쓰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연합뉴스
불기 2568(2024)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최승호 시인이 불교와 자연을 소재로 한 시집 '부처님의 작은 선물'(담앤북스)을 펴냈다. '어른들을 위한 동시집'을 표방한 이 시집에는 '연꽃 도둑', '연등행렬', '스님과 개구리', '범종 소리', '도토리', '드렁칡 아래서 낮잠을', '땅강아지' 등 모두 60편이 실렸다.
스님들의 생활, 절에 있는 신비로운 사물들, 절을 둘러싼 대자연 속의 생명체를 주요 소재로 삼았다.
시집은 자연과 어우러진 절 풍경을 서정적으로, 때로는 해학적으로 풀어낸다. "부처님 말씀이 담긴 책을 / 염소가 우물우물 씹어먹는다 // 아니 이 놈이 / 부처님 말씀을 / 혼자 다 먹네 // 옴 / 옴매" ('종이책을 먹는 염소')
템플스테이에 참가하거나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는 외국인들도 함께 시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그의 요청에 따라 홍대선원의 준한스님이 작업한 영문 번역이 함께 실렸다.
최 시인은 "마음은 부처님이 주신 선물이다.
그 마음으로 나는 시를 쓰고 그 마음으로 새들은 지저귀고 그 마음으로 꽃들은 피어난다"며 "절은 부처님의 마음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아름다운 공간이다. 그곳의 신비스런 사물들, 그곳에서의 스님들의 생활, 그리고 사찰을 둘러싼 대자연 속의 천진스러운 생명체들을 떠올리면서 시를 쓰고 그림을 그려 보았다"고 시인의 말에서 밝혔다.
출간을 앞두고 9일 서울 종로구 소재 조계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연 최 시인은 "'불교 동시' 책은 (그동안) 없었던 것 같다"며 "제가 낸 책 중에 가장 아름다운 책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절이 산에 있다 보니 속세의 낮은 곳에 있는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인연을 맺는 작업이 적은 것 같았다"며 "어떻게 다가가면 어린이들이 재미있어하고, 자비심이라든지 그런 것이 자연스럽게 우러날 기회가 많을까를 생각했다"고 불교 시집을 내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최 시인은 선불교의 짧은 문답이 시를 쓰는 데 많은 도움이 됐고 20대 때는 출가를 고민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성당에도 절에도 다니지 않는 무소속의 영혼으로 시집을 내고 있다"며 자신이 불교 신자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시집에는 최 시인이 직접 그린 삽화 60점도 담겼다.
그는 "느낌이 없는 그림은 버린다"며 "동물에는 (느낌을 주는) 눈이 있지만 마지막 시인 '부처님의 작은 선물' 곁에 실은 그림은 식물이라서 어려웠다"고 작업 과정을 회고했다. 최 시인은 한글에는 거문고, 가야금, 아쟁, 북 등 각각의 국악기에 어울리는 소리가 있다고 생각해 그런 표현을 모아 글을 써서 작곡가에게 넘긴 뒤 공연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우화도 쓰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