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타엔 스위퍼, 우타엔 체인지업…NC 하트 '다승·QS+' 1위 질주

올 시즌 스위퍼 장착…남다른 워크 에식으로 경기당 투구 수 최다
외국인 좌완 카일 하트(31·NC 다이노스)가 '투수 3관왕' 에릭 페디를 떠나보낸 팬들의 마음을 달래주고 있다. 하트는 지난 22일까지 10경기에 선발 등판해 5승 1패 평균자책점 2.74를 달리고 있다.

제임스 네일(KIA 타이거즈),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등과 다승 공동 1위다.

22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이 부문 단독 선두로 올라설 수 있었으나 불펜 방화로 승리를 날렸다. 하트는 키움을 상대로 개인 한 경기 가장 많은 공(109개)을 던지며 7이닝을 6피안타 1볼넷 1실점(1자책)으로 막았다.

슬라이더의 변형 구종인 스위퍼를 주 무기로 삼는다는 점에서도 페디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하트는 좌타자를 상대로는 몸쪽으로 날아가다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가는 스위퍼를 활용하고, 우타자를 상대로는 컷 패스트볼과 그 반대 방향으로 휘는 체인지업을 섞어 던진다.
하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이용훈 NC 피칭 코디네이터의 조언을 받아들여 슬라이더에 횡적인 움직임을 더했다.

왼손 투수 하트가 던지는 스위퍼는 최소한 좌타자에게만큼은 페디의 공보다 더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용훈 코디네이터는 통화에서 "KBO리그엔 좌타자가 50%에 육박하는데 오른손 투수의 스위퍼는 좌타자에게 잘 보이는 편"이라면서 "하트는 (우타자를 상대로는) 체인지업이 있기 때문에 베이스 양쪽으로 변화구를 다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하트의 낮은 피안타율은 좌타자(0.222)와 우타자(0.224)를 가리지 않는다.

이 코디네이터는 "일반적으로 체인지업이 좋은 선수는 반대쪽으로 구사되는 변화구를 잘 던지기 어려운데, 하트는 운동 능력과 습득력이 뛰어나다"고 치켜세웠다.
하트는 투철한 워크 에식(work ethic·성실함)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하트는 이닝이 끝날 때마다 더그아웃에서 공책을 펴고 자기 투구 내용을 기록해둔다.

경기 지표에서도 잘 드러난다.

하트는 전날 시즌 5번째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며 이 부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7회말 처음 점수를 내주고 2사 1루에 놓인 하트는 투수코치의 방문에도 마운드를 끝까지 지켰고 마지막 타자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아울러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21명) 중에서 이닝 당 투구 수(15.9개)는 8번째로 적지만 경기당 투구 수(99.2개)는 가장 많다.

전날 경기가 끝나고 강인권 NC 감독이 "하트가 혼신의 투구를 보여줬는데 승리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한 이유다.

하트는 "내 승리는 신경 쓰지 않는다.

우리 팀이 승리했다면 만족한다"면서 오히려 "수비가 큰 도움을 줘서 내 역할에 집중할 수 있었다. 수비를 믿고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었다"고 공을 돌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