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의 은퇴무대 '택배 크로스'…R마드리드 15번째 우승 안겨

미드필더 크로스 '프로 마지막 경기' UCL 결승서 결승골 도와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작별 인사를 하고 싶었습니다. "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의 '교수님' 토니 크로스(34)가 유럽 정상에서 활짝 웃으며 '라스트 댄스'를 마쳤다.

레알 마드리드는 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에서 독일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2-0으로 완파하고 통산 15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공언한 크로스에게도 의미가 큰 우승이었다. 정확한 패스와 넓은 시야를 자랑하는 크로스는 2010년대 최고의 미드필더를 꼽을 때 첫손에 들어가는 선수다.
특히 감정 기복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고 급박한 상황에서도 차분하게 경기를 운영해 '아이스맨', '교수' 등의 별명으로 불렸다.

2007년 바이에른 뮌헨(독일)에서 프로로 데뷔했으며, 2014-2015시즌부터는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고 이날까지 465경기를 소화하며 28골 99도움을 올렸다. 이날 결승전에서 해결사로 나선 선수도 크로스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한 수 아래로 여겨지던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전반전까지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우세한 흐름을 보인 후반전에도 몇 차례 찬스를 날려버려 팬들의 탄식을 자아내던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 29분에야 다니 카르바할의 헤더로 선제 결승골을 넣었다.
이 골을 크로스가 도왔다.

그는 왼쪽에서 정확한 오른발 크로스로 공을 카르바할의 머리에 '배달'했다.

승기를 잡은 레알 마드리드는 9분 뒤 상대 실수를 틈탄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추가골이 터지면서 우승을 예감케 했다.

크로스 하나로 승부를 결정지은 크로스는 후반 40분 레알 마드리드의 또 다른 '전설' 루카 모드리치와 교체되며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그는 우승을 확신한 듯 팬들을 향해 두 주먹을 흔들고 환호성을 내질렀다.

크로스는 UCL 개인 통산 최다 우승 기록을 경신했다.

팀 동료 모드리치, 나초 페르난데스, 카르바할과 나란히 UCL 6회 우승을 이뤄냈다.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이날 크로스에게 카르바할(8.5점), 비니시우스(8.4점) 등 득점자 다음으로 높은 8.2점의 평점을 부여했다.

'완벽한 은퇴 무대'라 할 만하다.

경기 뒤 크로스는 "두 번째 골을 넣은 뒤에는 경기를 지배했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긴 시간이 걸렸다"면서 "쉽지 않았다.

이번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작별 인사를 하고 싶었다.

이번 우승은 정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크로스의 도전은 완전히 끝난 게 아니다.

이날 프로 무대에서 은퇴한 그는 오는 14일 독일에서 개막하는 유로 2024(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 독일 대표팀의 일원으로 출격한다.

이게 그의 진정한 은퇴 무대다. 독일은 크로스와 함께 홈 팬들 앞에서 통산 4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