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단 무법천지' 아이티 임시총리 입원…"천식 발작"

취임 5일만…"현재 상태는 안정적"
갱단 폭력으로 극심한 치안 악화와 혼란에 시달리고 있는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의 임시 총리로 취임한 개리 코닐(58)이 8일(현지시간) 건강 문제로 입원했다고 AFP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이티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코닐 임시 총리가 이날 오후 경미한 질병 증상을 겪고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했다며 "현재 상태는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입원 사유에 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앞서 익명을 요구한 한 정부 소식통은 AFP에 코닐 임시 총리가 천식 발작을 겪었으며 치료를 위해 국외로 이송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DPA 통신에 따르면 현지 매체는 측근들을 인용해 코닐 임시 총리가 만성 천식을 앓고 있으며 호흡 곤란을 겪어왔다고 보도했다.

코닐 임시 총리는 아이티의 입법·행정부 공백 사태 수습을 위해 활동 중인 과도위원회의 지명을 받은 뒤 지난 3일 취임했다.

그는 2011년 10월부터 2012년 5월까지 7개월간 아이티 총리를 지낸 바 있으며 2010년 1월 아이티 대지진 후 유엔 특사로 활동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수석 보좌관 등을 역임했다. 미주 최빈국으로 수십년간 빈곤과 자연재해, 정치적 불안정에 시달려온 아이티에서는 2021년 7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암살된 이후 극심한 혼란이 거듭되고 있다.

갱단 폭력에 따른 치안 악화, 심각한 연료 부족, 치솟는 물가, 콜레라 창궐 속에 행정 기능은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갱단의 습격과 이들에 맞선 경찰·시민군의 교전, 각종 보복성 폭력 등으로 지난해 수천 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특히 지난 3월 갱단이 수도 포르토프랭스에 있는 교도소를 습격해 재소자 3천여명을 탈옥시킨 이후 혼란이 가중됐다.

지난 4월에는 대통령 암살 사건 후 아이티 정부를 이끌었던 아리엘 앙리 총리가 갱단의 요구대로 사임하고, 리더십 공백을 메울 과도위원회가 출범했다.

2026년 2월 7일까지 활동하게 될 과도위원들은 임기 만료 전 새 대통령이 취임해 정권을 인수할 수 있도록 대선을 준비하는 역할도 하게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