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고삐 죄는 후티…"美, 2차대전 후 가장 격렬한 해전 직면"(종합)

홍해서 7개월 넘게 거의 매일 공격 감행…"미군 치명적 피해 위협"
수상드론에 그리스 상선 침수돼 선원 대피…미군 "후티 레이더 파괴 등 대응"
예멘 친이란 후티 반군의 홍해 상선 공격이 7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응에 나선 미국과 후티의 전투가 2차 대전 이후 가장 격렬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14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후티 반군은 지난해 11월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하마스를 돕는다는 명분으로 홍해를 지나는 상선을 공격하기 시작한 이후 7개월 넘게 거의 매일 홍해에서 드론, 미사일 등을 이용해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후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공격한 선박 수는 50척이 넘는다.

안보 위협에 홍해상을 지나는 선박의 교통량도 급격히 줄어 국제 경제에도 큰 불확실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미국은 홍해에서 다국적 함대를 꾸리고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후티의 공격 강도는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후티의 공격 강도가 높아지면서 미군에 대규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홍해에 파견된 미군 전함 USS 라분 호를 이끄는 에릭 블룸버그 사령관은 전함을 방문한 AP 기자에게 "현재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얼마나 위험한지, 이 전함들이 얼마나 지속적인 위협에 처해있는지 사람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단 한 번의 실수도 심각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홍해에서 미군의 미사일 장착 구축함들을 감독하는 데이비드 로 준장은 "(후티의 공격이) 거의 매일 발생한다"며 "우리의 몇몇 전함들은 7개월 넘게 홍해에서 이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AP는 이번 홍해 사태는 후티가 상선과 전함들을 직접적으로 공격한다는 점에서 1980년대 페르시아만에서 이란과 이라크가 서로의 유조선들을 공격한 '유조선 전쟁'과도 다르다고 짚었다.

전직 미 해군이자 미국 허드슨 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인 브라이언 클라크는 AP에 "이는 2차 대전 이후 미 해군이 마주한 가장 지속적이고 어려운 전투"라며 "현재 후티의 공격 강도는 미국이 매번 막을 수 없을 정도의 수준까지 올라가기 직전이다. 그럴 경우 미군은 상당한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후티는 지난 12일 홍해 상선 공격에 처음으로 자폭무인정(수상드론)을 동원하는 등 공격 강도를 높이고 있다.

수상드론은 다량의 폭발물을 실은 채 수백㎞ 바깥의 목표물도 타격할 수 있는 무기로, 후티가 지난해 11월 이후 홍해에서 수상드론을 사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해양안보자문회사 이오스(EOS) 리스크는 전했다.

이 공격으로 그리스 소유의 라이베리아 선적 화물선 '튜터'호가 침수됐으며, 선원들은 모두 무사히 대피했다고 영국 해군 해사무역기구(UKMTO)가 14일 밝혔다.

이후 미 중부사령부는 미군이 지난 24시간 동안 후티의 레이더 7기와 드론 1대, 무인 수상함 2척을 파괴하며 대응에 나섰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파괴된) 레이더들은 후티가 해양 선박들을 공격 목표로 삼고 상선들을 위험에 빠트리는 것을 가능하게 해왔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