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 '13조 미수금'에 C→D…한전, 전기료 인상에 D→B

2023년도 공기업 경영평가…희비 엇갈린 양대 에너지공기업
정부가 19일 발표한 2023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에서 에너지 공기업의 양대 축인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의 희비가 엇갈렸다. 한국가스공사는 원가 이하의 가스 공급을 지속하면서 13조원이 넘는 미수금을 쌓았고, 경영실적 평가에서 5단계 중 하위급인 'D'(미흡) 등급 성적표를 받았다.

반면 한국전력은 지난해 전기요금 인상으로 재정난을 다소 회복하면서 전년보다 두 단계 뛰어오른 'B'(양호) 등급을 받았다.

정부는 이번 평가에서 공공기관의 재무실적 개선 사항과 함께 안전사고 발생 등 사회적 책임을 다했는지 여부를 반영했다. 가스공사의 경우 '경영실적 미흡'과 '중대재해 발생' 두 항목에 모두 해당해 기관장 경고 조치를 받았다.

가스공사가 전년 C 등급에서 한 단계 하락한 D 등급을 받은 데에는 미수금 확대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022년 말 '난방비 폭탄' 대란 이후 가스요금은 지난해 5월 5.3% 인상에 그쳤다. 가스공사는 원가 이하의 가스 공급을 유지했다.

그 결과 지난 1분기 기준 미수금 중 하나인 도시가스 민수용 미수금은 13조5천491억원을 기록했고, 발전용 미수금을 포함한 미수금 총계는 15조원 이상으로 불어났다.

미수금은 2020년 말 6천억원대에 그쳤지만, 국제 가스 가격이 급등하는 흐름 속에 2021년 2조원을 넘겼다. 이어 2022년 8조9천억원, 지난해 13조7천억원으로 매년 폭증하는 추세다.

에너지 업계 안팎에서는 가스공사의 재무위기를 가중하는 미수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스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많다.

정부와 재정당국도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가운데 7월 가스요금 인상이 전격 단행될 가능성도 있다.

가스요금은 원료비와 공급비 등을 산정해 홀수달 1일자로 조정되며, 난방비 수요가 적은 여름철이 공공요금 인상 부담을 덜 수 있는 시기로 꼽힌다.
한전은 이번 경영평가에서 전년(D등급)보다 두 단계 상승한 B 등급을 받았다.

한전은 '경영실적 미흡'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가 발생한 10개 기관에 포함됐다.

한전이 전년보다 높은 경영평가 성적표를 받아 든 것은 지난해 3차례의 전기요금 인상으로 지난 1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으로 흑자를 이어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전기요금 인상과 국제 에너지 가격 안정 등의 효과로 지난해 3분기 약 2조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10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전기요금 인상으로 역마진 구조는 해소했지만, 한전의 재무 위기 상황은 여전하다.

총부채가 200조원을 넘어서면서 한해 이자 비용만 4조∼5조원이 들어가고 있다.

다만 전기요금의 경우 여름철 냉방비 수요 폭증을 앞둔 만큼 당장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한국수력원자력은 해외 원전 설비 수출 등의 성과가 반영돼 이번 경영평가에서 전년(B)보다 한 단계 상승한 'A'(우수) 등급을 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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