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피아노소나타 완주 조재혁 "독특한 연주법으로 재창조"

7월 6일·11월 1∼2일 4차례 공연…"소나타 9번·16번에 주목, 오페라로 예습 추천"
"이번 공연은 모차르트 피아노곡의 해상도를 높이는 작업이 될 겁니다. "
한국 클래식계의 '맏형' 피아니스트 조재혁(53)이 다음 달 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를 시작한다.

11월 2일까지 총 4차례에 걸쳐 완주할 예정이다.

한창 공연 준비로 바쁜 조재혁을 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사무실에서 만났다. 평생을 모차르트와 함께 한 조재혁이지만,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미처 알지 못했던 모차르트의 많은 면모를 알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는 "모차르트의 피아노곡은 레퍼토리가 너무 많아 전곡 연주는 엄두도 내지 못했었다"면서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모차르트의 피아노곡을 뜯어보니 생각보다 제가 모르는 곡이 많았다"고 말했다.

조재혁은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3·4번'을 처음으로 제대로 공부했다고 한다.
이번 공연에서 주목해야 할 곡으로는 '피아노 소나타 9번과 16번'을 꼽았다.

특히 모차르트가 21세인 1777년에 작곡한 피아노 소나타 9번은 작곡가 모차르트의 내면을 깊게 파헤쳐 볼 수 있는 곡이라고 소개했다.

조재혁은 "피아노 소나타 9번은 불안감과 격한 감정을 담은 곡으로 모차르트의 인간적인 면모를 볼 수 있는 드문 기회"라며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8번 '비창'의 격한 감정을 이 곡에서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중 가장 대중적인 16번도 주목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어린이 피아노 콩쿠르나 피아노 경연대회, 피아노 급수 시험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실기곡이다.

조재혁은 "어렸을 때 동네 피아노 교습소에서 자주 듣던 곡"이라며 "이번 공연에서는 저만의 독특한 연주법으로 재창조한다"고 말했다.
한 작곡가의 곡만을 연주하는 공연인 만큼 관객에게는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조재혁은 모차르트가 평생 심혈을 기울이며 작곡한 오페라 곡들을 예습 삼아 듣고 오는 것을 추천했다.

그는 "예습하든지, 아무것도 모른 채 관람하든지 관객 자신만의 감상법은 모두 옳다"면서도 "다만 이번 공연은 모차르트의 인생 전반을 훑는 공연인 만큼 '후궁으로의 탈출'이나 '피가로의 결혼' 등 모차르트의 오페라를 미리 듣고 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은 '미개척의 분야'인 모차르트이지만, 조재혁은 이번 공연을 계기로 모차르트의 음악 세계를 새롭게 재창조하겠다고 자신했다.

그는 "작곡가의 악보에 적힌 정보는 실제로 연주되는 음악의 5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연주자가 채워 넣는 것"이라며 "이번 공연은 50%만 밝혀진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의 해상도를 저만의 방식으로 높이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모차르트의 시대에는 없었던 현대의 피아노를 통해 완벽하게 재해석된 곡을 관객에게 선사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조재혁은 "모차르트 피아노곡은 그동안 굉장히 섬세하게만 연주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실제 모차르트의 오페라나 교향곡은 소리도 크고 스케일도 크다"면서 "풀 오케스트라의 소리를 낼 수 있는 현대의 피아노를 통해 상투적인 테두리에서 탈피한 새로운 모차르트 피아노곡을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조재혁의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는 총 4차례에 걸쳐 완성된다.

첫날인 7월 6일 오후 2시 공연에선 '피아노 소나타 1·6·14·16번'과 '피아노 환상곡 C단조'가 연주된다.

이어 같은 날 밤 8시 공연에선 '피아노 소나타 3·4·8·9·13번'을 들려준다. 이어 오는 11월 1일 3번째 공연에서는 '피아노 소나타 2·12·15·17번'이, 11월 2일 마지막 공연에선 '피아노 소나타 5·7·10∼11·18번'이 연주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