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또 거짓말했나…내륙서 초대형탄두 미사일 시험발사 의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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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미사일 평양 인근 떨어진듯…합참 "기만으로 본다"
지난달엔 미사일 '공중 폭발'을 '다탄두 시험' 주장 북한이 실패 가능성이 제기된 탄도미사일 발사를 두고 '초대형 탄두 장착 전술미사일의 최소 사거리 시험발사'라고 주장해 신빙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2일 북한은 전날 쏜 미사일이 "4.5t급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다-4.5'"라면서 "최대 사거리 500㎞와 최소 사거리 90㎞에 대해 비행 안정성과 명중 정확성을 확증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전날 오전 5시 5분과 15분께 황해남도 장연에서 동북 방향으로 탄도미사일을 각 1발씩 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즉 화성-11형으로 추정된 첫 미사일은 약 600㎞, 두 번째 미사일은 약 120㎞를 비행했다. 첫발은 청진 앞바다 동해까지 날아갔지만, 문제는 두 번째 쏜 미사일이었다.
장연에서 동북 방향 120㎞는 내륙인데, 만약 첫 미사일처럼 청진 쪽을 겨냥했다면 평양 부근이 된다.
지난 1일 평양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비롯한 최고 수뇌부가 집결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나흘째 열리고 있었다. 상식적으로 평양 쪽으로 미사일을 발사하긴 어려운 상황이었던 만큼 미사일이 잘못 날아갔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 주장에 대해 "기만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주장한 사거리 500㎞와 90㎞는 우리 군이 탐지한 발사 방향으로 보면 2발 모두 내륙에 떨어진다"며 "탄두 4.5t 미사일을 내륙으로 시험발사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거짓말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군의 다른 관계자도 "내륙에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는 것은 처음 듣는다"며 북한의 주장에 의문을 표했다.
북한은 지난해 3월에도 장연에서 KN-23 추정 미사일 두 발을 쏴서 모두 청진 앞바다로 보낸 적이 있다.
이를 고려하면 북한 주장처럼 이번에 의도적으로 최소 사거리 시험을 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 주장이 허위일 가능성은 우리 군의 초기 분석에서도 포착됐다.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북한의 두 번째 미사일에 대해 "SRBM(단거리 탄도미사일)이었다면 필요한 고도에 올라가지 못했다"고 밝혔다.
KN-23과 같은 고체연료 탄도미사일은 연료 특성상 연소 시작 이후 연소 조절이 불가능하므로 제대로 발사됐다면 일단 정점 고도까지는 올라가야 한다.
필요한 고도에 올라가지 못했다는 것은 해당 미사일이 정점 고도에 이르기 전, 즉 상승 단계에서 일정한 궤도로 비행하는 데 실패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상적 비행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실제로 미사일은 발사 후 궤적이 틀어지면서 평양 북쪽의 민가가 없는 지역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주장처럼 90㎞라는 극도로 짧은 사거리로 쏘는 게 이론상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 경우 30∼45도의 정상 각도보다 훨씬 높은 고각으로 발사해야 하고, 이때도 정점을 찍어야 정상 비행이 이뤄지는 것은 마찬가지다. 북한이 허위 가능성이 큰 주장을 펼친 것은 최근 잇따른 군사 활동 실패로 체면이 구겨지는 상황을 피하려는 목적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지난 5월 27일 군사정찰위성 2호기를 발사했다가 실패했다.
또 지난달 26일에 쏜 미사일은 공중 폭발했는데 이를 두고 북한은 '다탄두 미사일 시험'이었다는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미사일이 폭발해 파편으로 산산조각이 나는 장면이 우리 군 감시장비에 명확히 포착됐다.
전날 미사일까지 내륙에 떨어졌다면 주민들에게 알려졌을 수 있고, 그에 따른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 '신무기 개발'로 둘러댔다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이 고중량 탄두 탄도미사일을 개발 중인 것은 사실이다.
북한은 2021년 3월 KN-23 개량형을 발사하고 "탄두 중량을 2.5t으로 개량한 무기체계"라고 발표했다.
이 미사일 탄두를 지속 확대해 중량과 크기를 더 키웠을 수 있다.
우리 군 '2022 국방백서'도 북한 SRBM 중 '고중량 탄두형'을 별도 표기하고 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론상 4.5t을 탄두에 탑재할 수 있다"면서도 "화성-11형 가·나·다·라의 경우 500㎏에서 2.5t까지 현재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2.5t까지 탑재 가능한 미사일에 4.5t 탄두를 실으려면 추진체 수정이 불가피하므로 심화한 기술 개발이 필요한데 북한이 이를 달성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군은 분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중량 탄두 탄도미사일은 핵이 없는 한국이 택한 일종의 차선책이기도 하다.
군은 탄두 중량 추정치가 세계 최고 수준인 9t까지 제시된 현무 계열 탄도미사일을 보유했다.
북한은 이날 4.5t 탄두에 핵 탑재 가능성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핵 개발을 이어가는 북한이 초대형 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미사일 개발도 추진하는 것은 다양한 전술적 선택지 확보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고중량 탄두는 군 벙커 등 주요 방호시설 파괴용으로 쓰일 수 있고, 대형 핵탄두의 무게를 모사하기 위한 방안일 수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2021년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초대형 핵탄두' 개발을 지시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당시 북한은) 초대형 핵탄두 생산 지속을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의 '중핵적 구상'(목표)으로 언급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시험발사 보도에선 '초대형 탄두'로 보도하며, '핵'을 의도적으로 뺐다"며 "일단 (우리 군의) '현무-4'(탄두중량 4.5t)급 고위력탄에 대응하는 무기로 보이나,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기 때문에 핵무기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지난달엔 미사일 '공중 폭발'을 '다탄두 시험' 주장 북한이 실패 가능성이 제기된 탄도미사일 발사를 두고 '초대형 탄두 장착 전술미사일의 최소 사거리 시험발사'라고 주장해 신빙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2일 북한은 전날 쏜 미사일이 "4.5t급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다-4.5'"라면서 "최대 사거리 500㎞와 최소 사거리 90㎞에 대해 비행 안정성과 명중 정확성을 확증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전날 오전 5시 5분과 15분께 황해남도 장연에서 동북 방향으로 탄도미사일을 각 1발씩 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즉 화성-11형으로 추정된 첫 미사일은 약 600㎞, 두 번째 미사일은 약 120㎞를 비행했다. 첫발은 청진 앞바다 동해까지 날아갔지만, 문제는 두 번째 쏜 미사일이었다.
장연에서 동북 방향 120㎞는 내륙인데, 만약 첫 미사일처럼 청진 쪽을 겨냥했다면 평양 부근이 된다.
지난 1일 평양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비롯한 최고 수뇌부가 집결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나흘째 열리고 있었다. 상식적으로 평양 쪽으로 미사일을 발사하긴 어려운 상황이었던 만큼 미사일이 잘못 날아갔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 주장에 대해 "기만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주장한 사거리 500㎞와 90㎞는 우리 군이 탐지한 발사 방향으로 보면 2발 모두 내륙에 떨어진다"며 "탄두 4.5t 미사일을 내륙으로 시험발사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거짓말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군의 다른 관계자도 "내륙에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는 것은 처음 듣는다"며 북한의 주장에 의문을 표했다.
북한은 지난해 3월에도 장연에서 KN-23 추정 미사일 두 발을 쏴서 모두 청진 앞바다로 보낸 적이 있다.
이를 고려하면 북한 주장처럼 이번에 의도적으로 최소 사거리 시험을 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 주장이 허위일 가능성은 우리 군의 초기 분석에서도 포착됐다.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북한의 두 번째 미사일에 대해 "SRBM(단거리 탄도미사일)이었다면 필요한 고도에 올라가지 못했다"고 밝혔다.
KN-23과 같은 고체연료 탄도미사일은 연료 특성상 연소 시작 이후 연소 조절이 불가능하므로 제대로 발사됐다면 일단 정점 고도까지는 올라가야 한다.
필요한 고도에 올라가지 못했다는 것은 해당 미사일이 정점 고도에 이르기 전, 즉 상승 단계에서 일정한 궤도로 비행하는 데 실패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상적 비행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실제로 미사일은 발사 후 궤적이 틀어지면서 평양 북쪽의 민가가 없는 지역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주장처럼 90㎞라는 극도로 짧은 사거리로 쏘는 게 이론상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 경우 30∼45도의 정상 각도보다 훨씬 높은 고각으로 발사해야 하고, 이때도 정점을 찍어야 정상 비행이 이뤄지는 것은 마찬가지다. 북한이 허위 가능성이 큰 주장을 펼친 것은 최근 잇따른 군사 활동 실패로 체면이 구겨지는 상황을 피하려는 목적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지난 5월 27일 군사정찰위성 2호기를 발사했다가 실패했다.
또 지난달 26일에 쏜 미사일은 공중 폭발했는데 이를 두고 북한은 '다탄두 미사일 시험'이었다는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미사일이 폭발해 파편으로 산산조각이 나는 장면이 우리 군 감시장비에 명확히 포착됐다.
전날 미사일까지 내륙에 떨어졌다면 주민들에게 알려졌을 수 있고, 그에 따른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 '신무기 개발'로 둘러댔다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이 고중량 탄두 탄도미사일을 개발 중인 것은 사실이다.
북한은 2021년 3월 KN-23 개량형을 발사하고 "탄두 중량을 2.5t으로 개량한 무기체계"라고 발표했다.
이 미사일 탄두를 지속 확대해 중량과 크기를 더 키웠을 수 있다.
우리 군 '2022 국방백서'도 북한 SRBM 중 '고중량 탄두형'을 별도 표기하고 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론상 4.5t을 탄두에 탑재할 수 있다"면서도 "화성-11형 가·나·다·라의 경우 500㎏에서 2.5t까지 현재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2.5t까지 탑재 가능한 미사일에 4.5t 탄두를 실으려면 추진체 수정이 불가피하므로 심화한 기술 개발이 필요한데 북한이 이를 달성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군은 분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중량 탄두 탄도미사일은 핵이 없는 한국이 택한 일종의 차선책이기도 하다.
군은 탄두 중량 추정치가 세계 최고 수준인 9t까지 제시된 현무 계열 탄도미사일을 보유했다.
북한은 이날 4.5t 탄두에 핵 탑재 가능성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핵 개발을 이어가는 북한이 초대형 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미사일 개발도 추진하는 것은 다양한 전술적 선택지 확보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고중량 탄두는 군 벙커 등 주요 방호시설 파괴용으로 쓰일 수 있고, 대형 핵탄두의 무게를 모사하기 위한 방안일 수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2021년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초대형 핵탄두' 개발을 지시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당시 북한은) 초대형 핵탄두 생산 지속을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의 '중핵적 구상'(목표)으로 언급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시험발사 보도에선 '초대형 탄두'로 보도하며, '핵'을 의도적으로 뺐다"며 "일단 (우리 군의) '현무-4'(탄두중량 4.5t)급 고위력탄에 대응하는 무기로 보이나,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기 때문에 핵무기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