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과학자의 발상법·세렌디피티

▲ 과학자의 발상법 = 이종필 지음.
물리학자인 저자가 과학사에 기록된 중요한 발견을 이끈 과학적 사고방식을 6가지로 분류해 다양한 예시와 함께 소개한다.

책에 따르면 과학 활동의 기초로 꼽히는 것은 관찰 결과 등을 수치로 표기하고 비교하는 정량적 사고이다. 정량적 사고는 과학의 객관성을 확보하는 중요한 수단이며 케플러의 법칙 등 근대 과학의 주요 발견과 궤를 같이했다.

책은 주요 발견을 이끈 또 다른 사고방식 중 하나로 보수적 발상을 꼽는다.

흔히 과학을 혁신적인 학문이라고 여기지만, 혁신의 원동력 중 하나는 보수성이다. 과학자들은 기존의 체계와 어긋나는 현상을 발견했을 때 이를 바로 포기하지 않고 일단 기존의 이론으로 설명하려고 노력하며, 이런 보수적 태도가 새로운 발견으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해왕성 발견이 대표적 사례다.

1840년대 학자들은 천왕성의 공전 궤도가 뉴턴 역학의 예측과 맞지 않고 변칙적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하지만 뉴턴 역학을 즉시 폐기하는 대신 천왕성 바깥에 아직 관측되지 않은 새로운 행성이 있다고 가정했다.

그 결과 발견된 것이 해왕성이다.

책은 이 밖에도 새로운 발견을 이끌거나 난제를 해결하도록 도움을 주는 사고방식으로써 실용적 발상, 혁명적 발상, 실패할 결심, 미학적 발상 등을 소개한다.
▲ 세렌디피티 = 오스카 파리네티 지음. 최경남 옮김. 안희태 그림.
이탈리아 식료품 체인점 이탈리(Eataly) 창업자이며 작가인 저자가 코카콜라, 커피, 요구르트, 고추, 기네스 맥주, 두부 등 현대인이 즐기는 식품이 발견·개발되거나 널리 확산하는 과정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에 따르면 코카콜라는 두통과 피로를 치료하는 탁월한 시럽, 즉 약을 개발하기 위해서 만들었다가 이를 변용하면서 대중화됐다.

커피에는 에티오피아에서 염소를 방목하던 칼디라는 양치기가 염소가 어떤 나무 열매를 먹고 나면 평소보다 더 기분 좋게 뛰어다니는 것을 보고 이를 먹어보기로 하면서 식품이 됐다는 전설이 얽혀 있다.

책은 뜻하지 않게 발견한 매우 가치 있는 것을 의미하는 세렌디피티 중에 최고는 바로 '인류'라고 규정한다.

우선 45억년 전 지구를 포함한 태양계가 생성되고 이후 수백만 개의 얼어붙은 혜성이 지구와 충돌하며 물을 운반해 생명체의 터전인 바다를 만든 놀라운 우연에 주목한다.

이어 거대 운석이 공룡을 비롯한 많은 생명체를 멸종시킨 뒤 달라진 환경에 잘 적응한 원숭이 중 일부가 진화를 거듭해 인간이 되고 현대 과학 문명을 이룬 과정을 살펴보면 인류야말로 자연이 만든 낳은 위대한 세렌디피티라는 것이다. 레몬한스푼. 420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