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어서대피'…경북 마을순찰대, 재난 인명피해 막았다

올여름 폭우에도 인명피해 없어
행안부 재난대응 우수사례 선정
이장·공무원 2만4000명 활동
경상북도가 ‘주민 주도형 재난 대응체계’를 통해 올해 집중호우에서도 인명 피해를 막아내 주목받고 있다.

26일 경상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예천·봉화·영주 등지에 일어난 산사태로 인명 피해 29명과 이재민 1162명이 발생한 것과 달리 올해는 안동과 영양 등에 내린 폭우에도 인명 피해와 이재민이 한 명도 생기지 않았다.이는 경상북도가 올해 도입한 2만 명 규모 ‘마을순찰대’ 중심의 주민 주도형 재난 대응체계가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상북도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행정안전부 주재 ‘국가 안전 시스템 개편 및 기후위기 재난 대응 혁신방안’ 회의에서 마을순찰대 등 경북형 주민 대피 시스템을 우수 사례로 발표했다.

박성수 경상북도 안전행정실장은 “시간당 최대 100㎜ 이상 폭우에서 새벽에 주민을 갑자기 대피시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마을 이·통장을 중심으로 해 지기 전(12시간 전)에 미리 대피하는 체계를 주민 주도로 만든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경상북도는 올해 ‘마~어서대피’라는 슬로건 아래 경북형 주민 대피 시스템을 구축했다. 마을 지형과 수리에 밝은 이·통장, 자율방재단, 의용소방대 등으로 구성된 마을순찰대 2만 명을 도내 시·군 222개 내 마을 5189곳에 배치했다. 또 공무원 4000명이 새벽 시간대 이·통장과 연락 체계를 유지하며 24시간 대비 태세를 갖췄다. 마을순찰대 2만4000명이 ‘잠들지 않는 경북’을 만든 것이다.

이와 함께 경상북도는 대피소 환경 개선에도 힘썼다. 기존의 불편하고 지루한 대피소에서 탈피해 각종 간식과 건강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해 주민의 자발적 대피를 유도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기후위기가 갈수록 심해지는 가운데 전국 최초로 도입한 마을순찰대가 어떤 재난에도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도록 늘 깨어 있는 체계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