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덮친 딥페이크…'디지털 윤리' 가르친다
입력
수정
지면A31
내년부터 초·중·고 정규과목…온라인 범죄 대응 나서내년부터 초·중·고등학교 정규 교육과정에서 디지털 윤리 수업이 시작된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딥페이크(불법합성물) 등 온라인상에서 청소년 범죄가 날로 심화하고 있어 학교 차원에서 본격적인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동시에 정부는 학교 내 스마트폰 사용을 전면 금지해 SNS의 하루 이용시간을 제한하는 내용의 관련 법 개정에도 나선다.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가 최근 10대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하는 ‘청소년 계정’을 신설하기로 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청소년의 SNS 과잉 노출은 커다란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정보윤리·사이버 폭력 예방 등
초·중학교 정보교과 시수 2배로
고교는 선택과목 새롭게 개설
학교내 스마트폰 사용 금지하고
SNS 일별 이용 제한 등도 추진
○디지털 윤리, 초중고 정규 과목 된다
26일 교육부에 따르면 내년부터 적용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모든 초·중·고에서 디지털 소양을 가르친다. 특히 정보과, 도덕과 교육과정에서 정보 윤리, 사이버 폭력 예방 등에 대한 내용을 포함한다. 이에 따라 고등학생은 정보 과목에서 개인정보보호, 타인 정보의 중요성 등 사례 탐색 및 정보보호방법 실천 안내를 배우고, 윤리 과목에서 정보통신 기술과 뉴미디어 발달에 따른 윤리 문제와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수업을 듣게 된다.교육부 관계자는 “디지털 공간에서 나와 타인을 보호하는 방법을 배우고, 지켜야 하는 윤리에 대해 토론하는 과정이 포함된다”며 “디지털 공간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한 윤리적인 태도를 갖춘 구성원으로 키우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등학생도 실과에서 디지털 사회와 인공지능(AI) 영역, 도덕에서 정보통신 윤리의식 함양을 배우게 된다. 중학생은 정보에서 정보윤리, 사이버 폭력 및 범죄 예방에 대한 기본 소양 등을 다룬다. 도덕에서는 가상공간에서 타인 존중, 과학기술 시대의 윤리적 쟁점 및 책임 있는 태도 등을 배운다. 교육부 관계자는 “내년부터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정보교과 시수가 두 배로 늘어나고 고등학교는 선택과목이 새롭게 개설된다”며 “AI,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뿐 아니라 디지털 윤리 관련 수업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사용 제한하는 ‘SNS 3법’ 추진
디지털 사용 관련 제도 정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와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협의해 발의한 SNS 관련 3법(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 교육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대표적이다.SNS 3법 중 가장 중요한 내용은 교내에서 태블릿PC 및 휴대폰 등 스마트기기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금도 초·중·고의 약 96%에서 수업시간 중 스마트기기 사용이 금지되고 있지만 이를 전면 사용 금지로 강화하는 것”이라며 “다만 저학년 및 특수학급 학생 등 필요한 경우에는 예외를 둘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개정안에는 16세 미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SNS 하루 이용 한도를 설정하는 내용도 담겼다. 또 이들 청소년은 중독을 유도하는 알고리즘 허용 여부에 대해 반드시 친권자 등의 확인을 받도록 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의무도 강화했다. 과도한 스마트기기 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학생이 스마트기기를 적정 시간 이상 사용하지 못하도록 필요한 시책을 수립·실시해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조 의원은 “SNS 및 숏폼의 추천 알고리즘에 노출돼 중독을 겪는 청소년이 증가하고 있다”며 “법률 개정을 통해 청소년의 SNS 과몰입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