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아파트값 상승률 1위는 서울 아닌 '경북 상주'

부동산 레이더

매매가 상승률 10.74% 달해
공급 없어 신축 쏠림 심화

지엘리베라움 84㎡ 4억 거래
한 달 새 7000만원 뛰어

2차전지 산단·공간혁신구역…
지역개발 호재도 잇따라
올해 들어 전국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서울이 아니라 경북 상주로 나타났다. 공급이 없어 신축 쏠림 현상이 심한 가운데 산업단지 조성, 공간혁신구역 선정 등 지역 개발 호재가 잇따라 가격이 반등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 가격조사에 따르면 올 1월과 비교해 이달(16일 기준)까지 매매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경북 상주다. 이 기간 상승률이 10.74%에 달했다.올초부터 아파트 상승세가 가팔랐던 서울 성동구(8.31%)와 서초구(6.86%)를 제쳐 눈길을 끈다. 아파트값 상승률 상위 10개 지역 중 지방은 경북 상주와 영천이 유일하다. 영천은 같은 기간 아파트 가격이 6.57% 오르며 4위를 차지했다.

상주는 아파트 거래량이 적은 가운데 일부 선호 단지의 가격이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지역은 신규 공급이 없어 신축과 구축 간 가격 차이가 큰 편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상주는 2020년과 2021년 각각 432가구, 570가구가 입주했다. 신규 분양도 2022년부터 3년간 이뤄지지 않았다.

상주 내에서 비교적 규모가 큰 단지인 무양동 ‘지엘리베라움’(343가구) 전용면적 84㎡는 지난 8월 4억원에 손바뀜해 최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면적의 직전 거래가는 3억4000만원이다. 한 달 새 7000만원가량 뛰었다. 2021년 입주한 냉림동 ‘미소지움더퍼스트’도 이달 초 신고가를 썼다. 전용 84㎡가 3억9300만원에 손바뀜했는데 직전 거래가(3억6500만원)와 비교해 7.67% 상승했다.최근 상주시가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해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상주시는 2030년까지 공성면 일대에 ‘상주 2차전지 클러스터 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대지 192만㎡에 사업비는 3868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지난해 SK에코플랜트와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올 7월에는 공간혁신구역 선도사업 후보지 16곳 중 한 곳으로 상주가 선정됐다. 상주시는 상주시청, 상주문화회관 등 공공시설 이전 후 남은 부지에 주거·문화시설 등을 고밀 복합 개발해 원도심을 재생할 구상을 마련했다. 공간혁신구역으로 지정되면 건축물 용도와 건폐율·용적률 등 규제가 완화된다.

철도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문경부터 상주, 김천을 잇는 중부선 고속전철화 사업을 2030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상주부터 서울 수서까지 72분대에 오갈 수 있게 된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지방은 인구 유출에 민감하기 때문에 집값이 일자리와 인프라 개발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설명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