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조금 싹 없애자"…시장독식 노리는 머스크

폐지땐 경쟁사들에 큰 타격
전기차 완전장악 의도 드러내

정부효율부 공동수장 지명자
"배터리社 대출지원 검토해봐야"
< 아들 목말 태우고 의회 등장한 머스크 > 5일(현지시간) 미국 정부효율부(DOGE) 공동수장 지명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왼쪽 첫 번째)가 아들 ‘X’를 어깨에 메고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두 번째), 비벡 라마스와미 DOGE 공동수장 지명자(세 번째)와 함께 워싱턴DC 의회의사당에서 나오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임명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5일(현지시간) 전기자동차 세액공제를 없애야 한다고 재차 주장했다.

머스크 CEO는 이날 의회에서 존 슌 신임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당선자를 만난 뒤 ‘7500달러 규모의 전기차 세액공제를 폐지할 것이냐’는 기자 질문에 “모든 공제를 없애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국민의 돈을 잘 써야 한다는 점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지난 7월에도 “모든 보조금을 없애라”며 “테슬라도 약간 다치겠지만 경쟁자에게 치명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통과시킨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공제를 폐지할 계획이다. 표면적으로는 올해 3분기 기준 미국 전기차 판매량의 48.2%를 차지하는 테슬라가 가장 큰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머스크 CEO가 세액공제를 폐지하려는 것은 전기차 시장을 완전히 장악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자동차 제조사 중 유일하게 테슬라만 전기차 판매로 이익을 내는 만큼,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되면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등 경쟁사의 손실 폭은 더 커지고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은 더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테슬라가 전기차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로봇·배터리저장장치(ESS)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매출을 낼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이라는 점도 자신감의 원천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이날 텍사스 기가팩토리 방문 보고서를 통해 테슬라의 로봇 사업에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BoA는 내년 말까지 기가팩토리에 자사 로봇 옵티머스를 1000대 배치할 것이라는 테슬라 계획을 전하며 목표주가를 350달러에서 4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앞서 웨드부시는 로보택시를 제외한 AI·자율주행 기술만으로도 테슬라 시가총액이 1조달러(약 1419조원)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한편 비벡 라마스와미 DOGE 공동수장 지명자는 지난달 말 미국 에너지부가 전기차 업체 리비안에 66억달러(약 9조3000억원) 대출 승인을 발표한 것을 콕 집어 “상환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에너지부가 삼성SDI와 스텔란티스 간 배터리 합작법인 스타플러스에너지에 75억4000만달러(약 10조5000억원) 대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조사를) 검토할 만하다”고 말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