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한동훈 급선회에 '발칵'…또 쪼개진 국민의힘

한동훈 "尹 조속한 직무집행 정지 필요" 발표
'탄핵 반대' 당론 채택 하루만에 급선회에 '요동'

나경원·윤상현 등 중진들 "탄핵 동참 불가"
일부 사무처 당직자들도 "탄핵 막아달라"
'친한계' 일부는 공개적으로 탄핵 찬성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강은구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윤석열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집행 정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힌 뒤 당이 발칵 뒤집혔다. 한 대표에 동조하며 '탄핵 찬성'을 공개적으로 밝힌 의원이 나오는가 하며, 한 대표를 비판하며 탄핵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도 쏟아지고 있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저는 어제 준비 없는 혼란으로 인한 국민과 지지자 피해를 막기 위해 이번 탄핵에 대해선 통과되지 않게 노력하겠다고 말했지만, 새로이 드러나고 있는 사실들을 감안할 때 대한민국과 국민을 지키기 위해 윤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집행 정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국민의힘이 4일 밤 의원총회에서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한 뒤 하루 반나절 만의 일이다. 이에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정했던 '탄핵 반대' 당론을 사실상 철회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앞서 그는 전날 열린 회의에서 "우리 당의 주요 당론이 결정되는데 당 대표가 사전에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앞으로는 의원총회에서 당론이 결정되기 전에 당 대표가 사전에 알아야 할 것이고, 당 대표가 의견을 낼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자 이번엔 당내에서 한 대표를 향해 "어떻게 혼자서 저런 식으로 하느냐"는 지적이 제기됐다.윤상현 의원은 이날 오전 추경호 원내대표 등 여당 중진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런 문제를 말씀하시기 전에 중진 의원들과 협의했어야 한다는 중진 의원들의 성토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한 대표 말이 100% 옳다고 해도 나름대로 전략적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한 대표 말에 동의하는 중진 의원들이 있었냐'는 질문에 "거의 없었다"고 했다.

나경원 의원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조금 더 상황과 진실을 파악해봐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그리고 이미 당론으로 탄핵 반대의 입장은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권영세 의원도 "아직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로 입장을 바꾸는 건 굉장히 경솔한 일"이라며 "앞으로 얘기가 되면 사정이 달라질 순 있겠지만, 확인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또 (한 대표가) 계엄에 대해 나오자마자 '위법·위헌'이라고 규정한 것에서도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당분간 계속 (반대 당론은)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아예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이야기가 아닌지 헷갈릴 지경"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대표가 오늘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집행 정지가 필요하다며 사실상 탄핵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순간 귀를 의심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이야기가 아닌지 헷갈릴 지경"이라며 "대통령 탄핵이 어린아이 손바닥 뒤집듯 할 수 있는 가벼운 사안인가"라고 비판했다.

일부 사무처 당직자들도 목소리를 냈다. 국민의힘 사무처 당직자들은 '11기 일동'으로 성명을 내어 "당과 대통령은 공동운명체"라며 "탄핵은 보수진영과 당의 몰락만 가지고 올 뿐이다. 정권 창출의 기쁨도 함께했다면, 정권 위기의 극복도 함께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탄핵을 경험해본 당직자로서, 어떠한 이유로도 탄핵을 정당화할 수 없다"며 "또다시 우리 손으로 만든 대통령을 끌어내린다면, 다시 정권을 맡겨달라 어찌 국민에게 호소할 수 있겠느냐"고 호소했다.반면 한 대표가 탄핵에 찬성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뒤 친한계에서는 공개적으로 탄핵에 찬성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6선 중진 조경태 의원은 이날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행위 자체가 위헌적·불법적"이라며 "대통령의 직무 정지를 빨리해야 한다"며 "대통령 직무 정지를 통해 국민들의 편에 서느냐, 비상계엄을 내렸던 세력의 부역자가 되느냐 이 선택은 정치인들이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슬기/홍민성 한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