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아르테미스 또 연기…"중국이 먼저 달에 우주인 보낼수도"

NASA가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투입한 오리온 우주선. NASA는 오리온의 열 차폐막에 문제가 있다며 아르테미스 2호와 3호 프로젝트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 사진=NASA
반 세기 만에 다시 우주인을 달로 보내려난 미 항공우주국(NASA)의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이 또 연기되면서다.

NASA는 5일(현지시각) 기자회견을 열고 우주인을 태운 탐사선이 달 궤도를 도는 아르테미스 2단계 프로그램을 내년 9월에서 2026년 4월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오리온 우주선이 우주비행사들을 안전하게 수송하고 지구로 다시 돌아오게 할 준비가 됐는지 확인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NASA 우주비행사들을 달에 착륙시키는 아르테미스 3단계도 2027년으로 미뤄지게 됐다. NASA는 이미 한 차례 아르테미스를 연기한 바 있다. 2단계 임무는 당초 올해 11월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내년 9월로 연기됐고, 이번에 다시 2026년 4월로 미뤄졌다.

프로젝트가 계속 연기되는 이유는 우주비행사가 탈 오리온 우주선의 안전 문제 때문이다. 2022년 12월 1단계 임무 때 무인 상태로 간 오리온이 달 궤도를 비행하고 지구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

팸 멜로이 NASA 부국장은 "오리온은 달에서 고속으로 복귀하기 위해 지구 대기권에서 튕겨 나갔다가 여러 차례에 걸쳐 다시 재진입하는 전략을 썼다"며 "이 과정에서 방열판 내부에 기체가 형성돼 열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안에 갇히면서 열 차폐막이 갈라지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아르테미스는 미국의 아폴로 프로그램이 1972년 중단된 뒤 반세기 만에 다시 인류를 달 궤도에 보내는 계획으로, 2017년부터 추진됐다. 처음에는 2028년에 인류 달 착륙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1기 행정부 시절인 2019년에는 중국 추격을 이유로 완수 시점을 4년 앞당겨 2024년으로 잡았다가 계속 지연됐다.

NASA가 아르테미스 3단계 임무를 2027년으로 미루면서 중국과의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중국은 2030년 이전에 우주비행사를 달에 보내는 달 탐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당초 계획대로 라면 NASA의 아르테미스 임무가 훨씬 빠르게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두 차례 연기되면서 미국과 중국이 경쟁하게 됐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가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2012년부터 2025년까지 투입된 자금은 누적 930억 달러(약 131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NASA는 트럼프 차기 행정부와는 계획 변경에 대해 협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NASA는 5일(현지시각) 기자회견을 열고 우주인을 태운 탐사선이 달 궤도를 도는 아르테미스 2단계 프로그램을 내년 9월에서 2026년 4월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빌 넬슨 NASA 국장이 기자회견에 입장하는 모습 / 사진=AFP 연합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