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 K뷰티 '톱2' 떠오른 스킨1004 "내년 매출 5000억 도전"

진격의 K뷰티-스킨1004
올해 매출 2500억 예상
전년 대비 3배 넘게 증가

2016년 크레이버 인수 후
동남아·미주·유럽 등
글로벌 시장 공략 성과

내년 매출은 5000억 목표
"뉴욕에 플래그십 매장 낸다"
곽인승 크레이버코퍼레이션 스킨1004 총괄/ 스킨1004 제공
스킨1004는 올 들어 주요 K뷰티 브랜드 중에서 가장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원료주의 스킨케어’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동남아시아에 이어 북미, 유럽, 남미를 차례로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 내년에는 코스알엑스에 이어 K뷰티 인디브랜드 중 두 번째로 매출 ‘5000억 클럽’ 달성도 넘본다.

곽인승 크레이버코퍼레이션 스킨1004 총괄은 8일 기자와 만나 “올 연말까지 매출 2500억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 목표 매출은 5000억원으로 잡았다”고 말했다. 2014년 설립된 스킨1004는 한국과 중국 등지서 연 매출 50억원 가량을 올리던 작은 브랜드였다. 2016년 뷰티 브랜드 전문 운영사인 크레이버에 인수되며 전환점을 맞이했다. 기존 K뷰티가 주력하던 중국을 넘어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곽 총괄은 2017년부터 스킨1004 운영을 맡아 이런 변화를 주도했다. 우선 스킨1004 브랜드 정체성을 ‘민감한 피부를 위해 자연에서 온 자극적이지 않은 화장품’으로 잡았다. 주요 제품에는 민감성 피부의 진정과 재생에 뛰어난 병풀추출물(센텔라아시아티카)을 사용했다. 센텔라아시아티카가 마다가스카르에서 재배·수확된다는 점에 착안해 제품명에는 ‘마다가스카르 센텔라’라는 문구를 넣었다.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 스킨1004는 꾸준한 성장을 이어갔다. 2018년 28억원이던 매출은 2020년 77억원, 2022년 331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부터는 글로벌 전역에 밀어닥친 K뷰티 열풍을 이끌며 더욱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작년 매출 677억원, 영업이익 115억원을 올렸다. 전년 대비 매출은 두 배, 영업이익은 세 배 넘게 늘었다.올해 성과는 더욱 눈부시다. 10월까지 누적 매출 2134억원, 영업이익 601억원을 기록했다. 아직 11~12월 실적이 반영되지 않았음에도 이미 지난해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를 3~5배 가량 웃돈 것이다.

이 같은 성과는 대부분 해외에서 나왔다. 스킨1004 제품은 11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해외 매출 비중은 98%에 이른다. 곽 총괄은 “미주와 유럽 등 서구권 비중이 60%에 달하고 동남아가 30%, 중국·일본·한국이 10%를 차지한다”고 소개했다.
스킨1004 매출 추이
스킨1004는 2022년부터 서구권 공략을 본격화했다. 곽 총괄은 “당시 동남아에선 이미 K뷰티 브랜드 중 1위에 올랐던 상황이었다”며 “여기서 더 성장하기 위해선 미국 등 서구권을 공략해야겠다고 판단해 틱톡 등 SNS를 활용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주력했다”고 설명했다.미국 내 1020 세대를 중심으로 스킨1004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콧대 높던 대형 유통업체들도 하나둘 문호를 열었다. 지난 9월엔 K뷰티 최초로 ‘미국판 올리브영’으로 불리는 울타뷰티 1400여개 매장 입점을 확정했다. 내년 1월에는 코스트코와 타겟 등 유통업체에도 입점할 계획이다.

유럽과 중미·남미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 영국·폴란드·슬로베니아·덴마크 등 유럽 지역은 물론 멕시코·아르헨티나·칠레 등 중미·남미서도 유통업체 입점 소식이 줄을 잇고 있다.

곽 총괄은 “내년에는 해외·온라인 뿐 아니라 올리브영과 같은 국내·오프라인 유통채널에 대해서도 공략을 확대하려고 한다”며 “미국 뉴욕에는 서울에 이은 두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를 낼 것”이라고 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