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계좌로 ETF 투자, 2년새 6배…스마트 개미 늘어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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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영 미래에셋 ETF 본부장“퇴직연금에서 원리금 보장형을 벗어나려는 개인투자자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국가의 대표 지수형 상품에 주목해야 합니다.”
홍준영 미래에셋자산운용 상장지수펀드(ETF)연금솔루션 본부장(사진)은 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연금에서도 적극적인 자산 증식을 추구하는 ‘스마트머니’가 늘어나는 흐름이 감지된다”며 “퇴직연금 계좌에서 ETF에 투자하는 자금이 2022년 말과 비교해 3배 이상 급증한 15조원까지 늘어난 게 대표적 사례”라고 강조했다.퇴직연금을 통한 ETF 투자가 늘고 있는 건 연금 운용에 관심을 기울이는 투자자가 많아졌다는 점을 보여준다. ETF는 판매 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은행, 증권사 등 판매사 권유로 매수하는 일은 드물고 개인이 직접 투자하는 게 대부분이다. 홍 본부장은 “최근에는 안정적 성향의 투자자가 많은 은행에서도 ETF를 직접 매수하는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의 퇴직연금 계좌에서 ETF에 투자한 금액은 2022년 말에는 4000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2조4000억원으로 6배가 됐다.
퇴직연금을 ETF로 굴리는 ‘스마트 개미’는 주로 어떤 상품에 투자할까. 홍 본부장은 ‘미국 대표 지수형’과 ‘신흥국’을 꼽았다. 그는 “일반 계좌에서는 2차전지, 반도체 등 섹터형 ETF에 투자하는 수요가 많지만 퇴직연금은 다르다”며 “미국 S&P500, 나스닥100처럼 안정적인 선진국 대표 지수형 상품과 인도 등 장기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신흥국에 분산하려는 수요가 많다”고 분석했다.
또 홍 본부장은 연금에서 투자할 ETF는 퇴직연금 계좌의 성격과 ‘궁합’이 맞는 상품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분배율이 높은 상품은 인출이 어려운 연금 계좌와 궁합이 맞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분배금을 자동으로 매수하는 시스템을 신청하거나 스스로 관리하지 않는다면 분배금으로 받은 현금이 연금 계좌에서 방치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홍 본부장은 연금 계좌에서 ETF로 투자하려는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연금 운용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하고, 투자 가능 상품 목록에 ETF를 추가하는 판매사가 늘고 있는 만큼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