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체포 보고' 놓고…국정원 투톱 진실게임

홍장원 前1차장 "국정원장에 보고"
조태용 원장 "아무런 보고 못 받아"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정보원에 정치인 체포를 지시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국정원 전현직 간 ‘진실게임’이 벌어졌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에게 받아 공개한 메시지에 따르면 홍 전 1차장은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아 국군방첩사령부에 협조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이재명·한동훈을 잡으러 다닌다고 (조태용 국정원장에게) 보고했다”며 “조태용 국정원장은 얼굴까지 돌리면서 ‘내일 이야기합시다’가 유일한 지침이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 원장은 “어떤 보고도 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홍 전 1차장이 ‘구체적 지침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물었고, 당시 국정원이 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에 ‘내일 아침에 다시 얘기합시다’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홍 전 1차장은 자신의 사직 과정에 대해서도 “5일 오후 4시께 조 원장이 ‘정무직은 다 그렇잖아요. 사직을 해주셨으면 해요’라고 했다”며 “‘대통령 지시인가요?’라고 물었더니 ‘그럼 우리 인사를 누가 하겠어요’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국정원은 “홍 전 1차장은 현 상황을 감안할 때 국정원장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전화하는게 좋겠다고 말했고, 국정원장은 이런 언행이야말로 국정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시킬 수 있는 사안이라고 판단해 대통령께 교체를 건의했다”고 주장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