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NATO 방위비 美만큼 내라"

트럼프 당선 후 첫 언론 인터뷰

"美 공정하게 대우 안하면 탈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안보 무임승차론’을 다시 한 번 꺼내 들며 취임 전부터 동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군사비 지출을 비교하며 “미국을 공정하게 대우하지 않으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탈퇴 가능성을 고려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8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은 NBC방송을 통해 공개된 당선 후 첫 언론 인터뷰에서 유럽이 미국 수준으로 방위비 지출을 늘려야 NATO에 남아 있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3500억달러를 지출했지만 유럽은 1000억달러를 지출했다. 유럽은 왜 우리와 똑같이 기여하지 않는가”라며 “하나 분명한 점은 유럽이 미국과 동등하게 (지출)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트럼프 당선인은 지리적 위치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보다 유럽에 더 중요하다는 것을 짚었다. 이어 “유럽 국가들은 무역에서 우리를 끔찍할 정도로 이용하고 있다”며 “그것에 더해 우리가 그들을 방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런 상황을 ‘이중고’라고 표현했다.

이번 발언은 그동안 비판해온 유럽의 안보 무임승차에 관한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미와 유럽 31개국으로 구성된 NATO에서 미국은 군사·재정적으로 절대적인 역할을 한다. 유럽 전역에 병력 약 10만 명을 배치하고 있고 정보·감시·정찰(ISR) 자산을 NATO 회원국에 제공한다. NATO 전체 군사비의 70%에 달하는 국방 예산을 지출하고 NATO 연합작전 및 시설 유지 예산의 16%를 부담한다. 러시아 위협에 대응해야 하는 유럽으로서는 미국의 NATO 탈퇴를 막는 것이 절실하다.트럼프 당선인의 압박은 한국, 일본 등 다른 지역 동맹국으로 확대될 수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0월 한국을 ‘머니머신’에 비유하며 연 100억달러 방위비를 요구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후 ‘우크라이나 지원을 줄이겠냐’는 질문에 “아마 그럴 수 있다”고 답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