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물류혁신…부산 블록체인 기업 '성장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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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펀, 의료정보 플랫폼 활용부산 블록체인 기업 메디펀이 중국 칭다오 현지 의료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블록체인 보안 기술이 의료뿐 아니라 항만 물류 등에서 상용화돼 지역 산업 문제의 해결사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업 보육과 기술 지원, 투자 유치를 아우르는 부산시의 장기적인 블록체인 육성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중국 칭다오 의료 관광객 유치
스페이스포트·베스타 등은
배터리 해상운송 컨테이너 개발
투자유치·창업생태계 구축까지
부산시, 블록체인 지원책 '결실'
부산시는 메디펀의 의료정보 플랫폼 ‘메디노미’를 부산의료원에 적용하고 이를 통해 칭다오 현지 의료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메디펀은 칭다오 현지 병원들과 환자를 부산으로 보내 치료하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으며 오는 19일 정형외과(세일병원)를 시작으로 암(동남권원자력의학원), 건강검진(부산의료원) 등 대상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메디펀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메디노미를 개발했다. 블록체인 기술의 특성을 살려 접수부터 이동 동선, 진단 결과, 처방, 결제 등에 이르기까지 환자의 모든 관련 정보를 모바일 앱을 통해 보호자와 공유할 수 있다. 병원에 설치된 장비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기만 하면 접수가 이뤄지고 관련 데이터가 쌓이는 방식이다.
환자 진료 정보와 이동 동선, 결제까지 모든 정보가 위조되지 않고 권한 범위 내에서 공유되는 점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외국인 의료관광 시장에 상당한 변화를 불러일으켰다는 평가다. 중국과 국내 병원 사이를 중개하는 에이전시의 거래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기 때문이다. 김민수 메디펀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미용이 아니라) 치료 중심의 외국인 의료관광객을 확보할 것”이라며 “의료 데이터의 권한을 개인이 가지도록 유도해 중복 진료 등 불편을 해소하는 게 장기적 목표”라고 말했다.
메디펀뿐 아니라 스페이스포트와 베스타 등은 블록체인 기반의 2차전지 해상 운송용 스마트 컨테이너 개발에 성공했다. 충격 저감 용기로 운송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블록체인 기술로 온도 등의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게 했다. 사실상 배터리 운송 체계의 상용화 단계로 싱가포르에 집중된 2차전지 환적 물량을 부산항으로 끌어들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부산시는 블록체인 정책 드라이브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9일 우리금융그룹이 운영하는 ‘디노랩 비(B)’ 센터를 유치했다. 보육(15개사), 기술 지원(14개사), 역외 기업 유치(14개사) 등의 지원 체계에 사업화 자금 지원을 덧붙인 셈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디노랩 비 센터는 우리금융그룹의 핀테크 및 블록체인 스타트업 발굴에 특화한 창업 지원책”이라며 “부산국제금융센터(BIFC)를 중심으로 관련 산업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