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 속출·고용 한파…최악 치닫는 '내수 침체'

12개 시·도 '사상 최대 폐업'
도소매업 취업자 대폭 감소
"계엄 쇼크로 불황 가속화"
< 계엄 전후…명동거리 ‘다른 풍경’ > 지난달 8일 쇼핑객으로 붐비던 서울 명동거리(왼쪽 사진)가 11일 한산한 모습(오른쪽 사진)이다. 상인들은 계엄 선포 이전보다 매출이 10~30% 줄었다고 했다. 김범준/이솔 기자
저성장·고물가 장기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에 대통령 탄핵 정국까지 겹쳐 내수 경기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자영업 폐업률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고, 고용지표도 악화일로다. 소비 침체가 가계 소득 감소와 고용 부진을 낳고, 이것이 더욱 극심한 내수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11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1~10월) 전국 17개 시·도 중 12곳의 외식업 폐업 건수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서울 외식업 폐업 건수는 1만9573건으로 사상 최대였던 작년(1만7191건)보다 14% 늘었다. 국세청이 집계하는 폐업 신고 사업자(개인·법인)는 지난해 98만6487명으로 2006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많았는데, 올해 100만 명을 훌쩍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많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정치적 혼란과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고소득자와 중산층도 지갑을 닫고 있다”며 “상당수 영세 자영업자는 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상황”이라고 했다.

대형 유통업체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주요 백화점이 연말 대목을 앞두고 지갑을 닫은 소비자 마음을 돌리기 위해 대규모 할인 행사에 나섰지만, 증권가에서는 이들 업체의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뒷걸음질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고용시장에도 한파가 몰아쳤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내수와 밀접한 도소매업 취업자는 지난달 318만4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8만9000명(2.7%) 줄었다. 도소매업 취업자는 올해 3월부터 9개월 연속 감소했다.

하헌형/허세민/이선아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