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뢰의 땅 아비규환"…북한, 尹 계엄·탄핵 사태 첫 반응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북한의 매체들이 12·3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이에 따른 남한의 탄핵 정국을 처음으로 보도하며 비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1일 "심각한 통치 위기, 탄핵 위기에 처한 윤석열 괴뢰가 불의에 비상계엄령을 선포하고 파쇼 독재의 총칼을 국민에게 서슴없이 내대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나 온 괴뢰 한국 땅을 아비규환으로 만들어놓았다"고 전했다.같은 내용이 북한 주민들이 볼 수 있는 노동신문에도 실렸다. 신문에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촛불집회 사진도 담겨 있다.

통신은 지난 3일 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6시간 뒤 해제, 7일 국회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와 국민의힘 의원들의 집단 퇴장으로 탄핵안이 무효가 된 과정을 상세히 다뤘다. 계엄 과정에서 "여러 대의 직승기와 륙군특수전사령부의 깡패무리를 비롯한 완전 무장한 계엄군을 내몰아 국회를 봉쇄하였다"고 전했다.

지난 7일 윤 대통령 탄핵안이 폐기된 후 서울에서 촛불집회와 시위가 광범위하게 전개됐다는 내용과 함께 "집회에서 발언자들은 윤석열 존재 자체가 전쟁이며 재앙이다, 윤석열은 즉시 탄핵해야 한다, 응분의 책임과 죄를 따지고 반드시 징벌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더불어 "국제사회는 괴뢰 한국에서 벌어진 비상계엄 사태, 탄핵 소동에 대해 한국 사회의 취약성이 드러났다"며 "윤석열의 갑작스러운 계엄령 선포는 절망감의 표현이며, 윤석열의 정치적 생명이 조기에 끝날 수 있다"면서 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대남 비난 보도를 다시 내놓은 것은 지난 4일 노동신문을 통해 윤 대통령 비난 성명과 집회 소식을 전한 후 7일 만이다.

북한은 지난달 중순부터 윤 대통령에 대한 비난이 담긴 내용을 매일 보도해 왔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남한 내 동향과 반정부 시위 소식을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