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AI CEO "AI가 일자리 빼앗는다?…오히려 제2의 문명 불러올 것"

아밋 제인 루마AI 최고경영자(CEO)가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니션호텔에서 열린 'AWS 리인벤트 2024'의 기조연설자로 참석해 최신형 AI 모델 '레이2'를 공개했다./ AWS 제공

“사람들은 더 이상 글을 읽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공부할 때도 여가시간을 보낼 때도 영상을 봅니다.”

지난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AWS 리인벤트 2024’에서 만난 아밋 제인 루마AI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결국 시청각을 바탕으로 한 영상 생성 모델이 보편적인 AI 모델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루마AI는 ‘드림머신’, ‘레이’ 등의 모델을 운영하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영상 생성 AI 스타트업 중 하나다. 지난 6일엔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VC) 앤드리슨호로위츠, 아마존, AMD 등으로부터 9000만달러(약 1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최근 AI 시장에 뛰어든 많은 기업은 텍스트 기반 챗봇을 시작으로 이미지나 영상 생성 모델로 나아갔지만 루마AI는 달랐다. 결국 궁극적인 AI 모델은 영상을 기반으로 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창업 전 오랜 시간 애플에서 혼합현실(MR)헤드셋 ‘비전프로’ 개발자로 근무했던 제인 CEO는 “텍스트에 기반한 챗봇은 1세대 AI 모델일 뿐”이라며 “차세대 AI는 인간의 뇌처럼 영상, 음성, 언어, 텍스트를 모두 포함하는 형태로 구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너도나도 영상 생성 AI 모델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빅테크와의 경쟁에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제인 CEO는 “단순히 영상 생성이 아니라 높은 품질의 영상을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대기업들은 끊임없이 ‘우리는 이런 기술도 있고, 이런 모델도 개발했다’며 자랑하지만, 결국 기술 발전의 단계를 높이는 것은 특정 기술에 완전히 집중하는 포커스 그룹만이 할 수 있다”며 “우리 개발팀은 이 분야에 특화된 지구상 최고의 인재들로 구성돼있다”고 강조했다.

아밋 제인 루마AI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니션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송영찬 특파원

루마AI는 지난 4일 이미지나 텍스트만으로 최대 1분 분량의 영상을 생성하는 모델 ‘레이 2’를 출시했다. 새 모델은 ‘현실성’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제인 CEO는 “AI로 생성된 캐릭터라도 전체적인 인과관계와 정체성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또 영상 생성 속도를 매우 빠르게 끌어올려 훨씬 더 많은 작업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사 AI 모델은 영화 제작자 등 특정 분야의 전문가들만을 타깃으로 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모든 사람이 쓸 수 있는 범용 기술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창업자로서 루마AI로 이루고 싶은 목표를 묻자 “사람들이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는 추상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AI가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인간의 일을 모두 대체할 것이라는 말은 바보 같은 소리”라며 “AI는 오직 인간만이 갖고있는 창의력을 더 많이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줘 제 2, 제 3의 문명을 불러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영화 ‘듄’에서처럼 소수의 사람만 기술을 발전시키고 활용하는 세상이 아니라 모두가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CEO로서 목표”라고 덧붙였다.

라스베이거스=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