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특급호텔 大戰…임피리얼·웨스틴 등 속속 개장

그랜드 머큐어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 강남 오픈
호텔 224실, 레지던스 90실로 재단장
서울 강남이 글로벌 호텔 체인의 ‘격전지’가 되고 있다. 아코르 메리어트 하얏트 등이 강남 지역에 잇달아 자사 브랜드 호텔을 내고 있서다. 서울 시내 호텔이 주로 명동, 광화문, 홍대 등 강북에 몰려있어 강남을 선점하겠다는 속내도 담겼다.

10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임피리얼 팰리스는 아코르 계열의 프리미엄 브랜드 그랜드 머큐어로 새롭게 단장하고 전날부터 영업에 나섰다. 호텔 이름은 ‘그랜드 머큐어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 강남’이 됐다. 임피리얼 팰리스는 1989년 호텔 아미가로 시작, 35년간 토종호텔로 운영됐던 곳이다. 차두리 씨의 전 장인 신철호 회장이 소유한 곳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서울 강남 한복판에 있고 피트니스와 사우나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연예인들이 자주 찾는 곳으로도 유명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극심했던 2022년초 영업난에 문을 닫아야 했다. 호텔이 노후된 데다 인근에 하얏트 계열의 안다즈, 신세계의 조선팰리스 등 특급호텔이 잇달아 들어서 경쟁이 쉽지 않았다. 임피리얼 팰리스는 대대적인 개보수에 나서는 한편, 글로벌 호텔 체인에 편입되는 방안을 검토했다. 여러 호텔체인과 협상 끝에 강남 지역에 프리미엄 브랜드가 없는 아코르와 손을 잡기로 하면서 그랜드 머큐어가 도입됐다.

새롭게 단장한 이 호텔의 가장 큰 특징은 장기 투숙객을 위한 레지던스를 많이 뒀다는 점이다. 레지던스는 기존 호텔 객실의 2~3배 크기에 주방과 대형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등을 더한 ‘생활형 숙소’다. 기존에 400개가 넘었던 호텔 객실을 줄여서 호텔 224실, 레지던스 90실로 바꿨다. 압구정동 일대가 대대적인 재개발 예정인데다 장기 출장객 수요도 날로 많아진다는 트렌드도 반영했다. 이 호텔 관계자는 “아코르의 브랜드와 예약망을 공유한 만큼, 인근 안다즈와 경쟁을 해볼만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 지역에는 최근 글로벌 호텔 체인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2019년 신사동에 하얏트의 럭셔리 브랜드 안다즈가 문을 열었다. 메리어트 계열의 웨스틴도 내년에 삼성동 코엑스 단지에서 영업을 시작한다. 기존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가 IHG의 브랜드를 떼고 메리어트와 손을 잡았다. IHG는 대신 2020년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의 대규모 리모델링 이후 영업을 재개했다. 여기에 신세계 그룹의 조선팰리스가 역삼동에, 럭셔리 리조트 회사 아난티의 ‘아난티 앳 강남’이 논현동에 최근 최고급 호텔을 지었다.앞으로도 강남 지역엔 특급호텔 설립 계획이 줄줄이 잡혀있다. 신세계는 청담동 옛 프리마호텔 부지에 럭셔리 호텔을 짓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잠원동 옛 리버사이드호텔 부지의 경우 복합 상업시설로 개발될 예정인데, 최고급 럭셔리 호텔 브랜드를 넣는 계획안이 포함됐다. 빈센트 르레이 아코르 앰배서더 코리아 운영총괄사장은 “서울의 호텔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더 많은 호텔이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안재광 기자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