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지호 비화폰' 추가확보…"계엄문건 훼손은 증거인멸"

조지호 경찰청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조지호 경찰청장이 비상계엄 당일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할 때 사용하던 비화폰을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했다고 13일 밝혔다.

특별수사단은 이날 서울 서대문 국수본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과 6차례 통화할 때 비화폰을 쓴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비화폰은 도감청·통화녹음 방지 프로그램이 깔린 보안 휴대전화다.

앞서 경찰이 임의제출 방식으로 확보한 조 청장의 휴대전화는 비화폰이 아닌 개인 휴대전화다. 경찰은 이틀간 디지털 포렌식을 한 후 돌려줬다.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은 별도 비화폰을 쓰지 않고 일반 휴대전화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또한 조 청장이 계엄발표 3시간 전 '안가 회동'에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계엄문건을 찢었다고 진술한 부분은 증거인멸 행위로 판단했다. 특수본은 "계엄 문건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계엄 사전모의나 지시를 받은 게 있는지 조사하는 상황에서 당사자들은 A4용지 안에 무슨 내용이 담겼는지 잘 기억이 안 난다고 진술했다. 문건이 없으니 증거인멸"이라고 설명했다.당일 삼청동 안가로 이동한 동선에 대해서는 주변 폐쇄회로(CC)TV 분석과 운전기사, 부속실 직원들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할 계획이다. 조 청장 공관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도 필요할 경우 진행할 계획이다.

조 청장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등에 출석해 안가 회동을 숨기고 동선을 거짓 진술을 한 데 대해서는 "법리적으로 위증죄 적용은 힘들어 영장에서는 이 혐의를 뺐다"고 말했다. 조 청장이 기관장 자격으로 출석해 증인선서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별수사단은 조사 과정에서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이 김동현 부장판사를 체포하라고 지시했다는 조 청장의 진술은 없었다고 밝혔다. 김 부장판사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1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재판장이다.현재 비상계엄 국무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 중 4명이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에 대해서도 출석 요구를 했지만 소환 날짜는 조율 중이다. 군 관계자 중에서는 9명이 피의자로 입건됐고, 4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고 밝혔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