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가 점찍은 이 게임…카카오게임즈에 날개 달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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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신상 '찍먹'카카오게임즈가 액션 게임 ‘패스 오브 엑자일(POE)2’의 초기 흥행에 성공했다. 2000년 출시 게임인 ‘디아블로2’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고난도 게임 콘텐츠가 입소문을 타면서 이 회사 주가도 급등했다.
'패스 오브 엑자일2' 7일 출시
카겜이 국내 유통 맡아…주가 18% 급등
디아블로와 소울라이크 장점 섞여
스팀 동시접속자 58만명...국내는 카겜이 독점 공급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7일 POE2를 국내 출시했다. 뉴질랜드 게임사인 그라인딩기어게임즈가 개발한 POE2는 PC 게임 플랫폼인 스팀, 에픽게임즈 스토어뿐 아니라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등 콘솔 플랫폼으로도 공급된다. POE2는 출시 다음 날인 8일 스팀에서 최대 동시접속자 58만명, 일간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이 게임의 국내 유통 권한을 확보해 자체 웹사이트로 독점 유통한다.직접 체험한 POE2는 음울한 배경과 분위기, 타격감이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디아블로2와 흡사했다. 몸 구르기와 같은 회피 동작은 비디오게임에서 느낄 수 있는 손맛을 줬다. 강력한 적들을 잡기 위해 수차례 쓰러져가며 도전하는 과정은 2020년대 비디오게임 주류 장르로 떠오른 소울라이크와 비슷했다. 소울라이크는 일본 프롬소프트웨어의 게임인 엘든링처럼 고난도 전투 액션이 많은 게임들을 뜻한다. 조작이 익숙하지 않은 초심자에겐 이 장르 자체가 진입장벽이다.시장 반응은 “도전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정도로 적당히 어려운 액션 게임”이란 호평이 우세하다. 지난달 디아블로4에서 세계 1위 등극을 자랑했던 일론 머스크도 지난 7일 SNS인 엑스에서 “POE2는 엘든링과 디아블로의 사랑스러운 자녀”라며 자신의 POE2 아이디를 공개하기도 했다. 얼리 액세스(먼저 맛보기) 버전에서 제공하는 캐릭터 직업 6종이 각각 2종류의 전직이 가능하다는 점도 재미 요소다. 향후 POE2는 직업 12종에 각 3종류씩 전직을 제공할 예정이다.흥행몰이 기대감에 카겜 주가 2만원대 진입
직업별 캐릭터 육성의 자유도도 이용자의 몰입을 자극하는 부분이다. 활성(액티브) 스킬의 특징을 ‘젬’이란 아이템으로 바꾸고 수동(패시브) 스킬을 다양하게 배합하다보면 이용자마다 다른 방식으로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게 된다. 다소 넓은 지도 크기와 곳곳에 배치된 ‘중간 보스’들은 게이머에게 피로감을 주지만 악마들의 세계를 탐험하는 긴장감도 함께 제공한다.다만 게임 운영 초기이다보니 개발진의 과감한 밸런스 패치로 인해 게이머가 공들여왔던 캐릭터 육성 노하우가 단번에 뒤집힐 수 있다. 가볍게 게임을 즐기려는 이들로서도 육성법에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부분은 부담이 될 수 있다.POE2 흥행몰이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면서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13일 코스닥 시장에서 전일 대비 18.28% 오른 2만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2021년 게임 ‘오딘’을 출시한 이후 이렇다 할 흥행작을 내놓지 못하면서 지난해 4분기 이후 분기 매출이 2300억~2400억원대에서 횡보했던 상황이었다.같은 날 펄어비스 주가는 전일 대비 14.25% 급락한 3만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회사가 개발 중인 액션 게임인 붉은사막의 출시 시점이 내년 상반기가 아닌 내년 4분기로 잡히면서 시장 실망감이 커진 영향을 받았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