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테크노 "플라스틱 가공기술로 배터리 공략"

기업탐방
이민규 대표의 도전 경영

車 모터·부품 안정적 공급
배터리 케이스 신사업으로
2030년 매출 3000억원 목표
이민규 유니테크노 대표가 금속만큼 내구성이 좋은 플라스틱 부품을 생산하는 사출기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이미경 기자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은 강도, 내열성, 내마모성이 뛰어나 금속을 대체할 수 있는 소재로 꼽힌다. 자동차·항공·드론 등 첨단산업에서 내구성이 좋으면서도 가벼운 소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해 활용처가 더욱 많아지는 추세다.

이민규 유니테크노 대표가 금속만큼 내구성이 좋은 플라스틱 부품을 생산하는 사출기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이미경 기자
코스닥시장 상장사 유니테크노는 국내 최대 규모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사출 설비를 갖춘 업체다. 이민규 유니테크노 대표는 “자동차 모터·엔진 부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며 “여기에 배터리 케이스 부품을 신사업으로 설정해 2030년 매출 3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목표 달성을 위해 경쟁사와 차별화된 생산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다중 캐비티(cavity) 금형 기술이 대표적이다. 이 금형은 내부에 여러 공간을 두도록 설계해 붕어빵을 찍어내듯 한 번의 사출 과정에서 여러 개 제품을 동시에 생산하는 금형이다. 이 대표는 “동일한 금형에서 찍어낸다고 모든 사출물의 품질이 같은 건 아니다”며 “균일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밀한 금형 설계, 소재 가공 기술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다중 캐비티 금형을 활용하면 시간 대비 생산 효율성이 향상돼 단가 경쟁력도 높아진다”며 “회사의 영업이익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1.2%다. 주요 자동차 1차 벤더 평균(3.6%)보다 세 배 이상 높다.설비 투자뿐 아니라 기술 연구에도 중점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2020년에는 5억5000만원을 투입해 국내 최초로 850t 전동 사출기를 도입했다. 이 설비는 강도가 높고 복잡한 형태의 플라스틱 부품 생산에 적합하다. 2005년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해 20년째 기술 개발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플라스틱 부품 사출 산업은 금형·사출기·소재의 이해도가 모두 높아야 양품을 제조할 수 있다”며 “자체적인 연구개발 인력이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배터리 셀 케이스 부품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배터리 케이스에 들어가는 플라스틱은 고온과 화재 발생 환경에서도 일정 시간 버틸 수 있는 난연 소재로 제조한다. 이 대표는 “이런 특수 소재는 성형 과정에서 가스가 발생해 고도의 기술력을 요한다”며 “그간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만든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사업과 관련한 회사의 전략은 공정 자동화를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다. 후발주자인 만큼 원가가 낮아야 신규 계약을 따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유니테크노가 국내 주요 배터리업체에 납품하는 가정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셀 홀더 가격은 베트남에서 제조한 제품보다 20% 저렴하다. 셀 홀더를 만들기 위해서는 알루미늄 탭(셀과 외부 회로를 연결하는 부품)과 플라스틱 사출물을 사람이 직접 부착해야 한다. 회사는 로봇을 이용해 이 과정을 없앴다.신사업 확대를 위해 지난 10월부터 멕시코에 신규 설비를 짓고 있다. 내년 7월 가동이 목표다. 이 대표는 “북미 배터리 시장 규모가 내수시장보다 훨씬 크다는 점을 고려해 현지에서 공급 계약 이력을 쌓는 전략을 택했다”며 “배터리 케이스 부품은 엔진·모터 부품에 비해 단가가 20배 높아 외형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