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PwC, M&A 자문 2관왕…한투 ECM, KB증권 DCM '왕좌'

올해 마켓인사이트 리그테이블

UBS '兆단위 빅딜' 참여 눈길
법률자문에선 김앤장 독보적
한투, 시프트업·더본코리아 IPO
KB, 넷마블 등 회사채 단독 주관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은 우호적이지 않은 고금리·고환율 환경에다가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져 꽁꽁 얼어붙었다. 대형 사모펀드(PEF)들이 활발히 활동했지만 대기업이 지갑을 닫아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했다. 20대 대기업이 단행한 M&A 규모는 2017년 이후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삼일PwC는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고군분투했다. 조 단위 딜을 한 건도 수임하지 못했지만 중소형 딜을 차곡차곡 모아 M&A 재무자문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

UBS, 외국계 중 1위

29일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 매체 마켓인사이트가 에프앤가이드와 함께 집계한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삼일PwC는 올해 M&A 재무자문 시장에서 62건, 7조1279억원 규모 거래 자문을 맡아 1위에 올랐다. 크로스보더(해외 기업의 국내 기업 인수) 거래에서 두각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프랑스 PEF 운용사인 아키메드가 미용기기 제조사인 제이시스메디칼 경영권을 인수하고 공개매수하는 거래(9903억원) 전반을 자문했다. 삼일PwC 딜부문은 지난 6월부터 민준선 대표 체제를 갖춘 뒤 M&A 시장에서 외국계 IB를 압도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중에선 UBS가 종합 2위, 외국계 IB 중에선 1위에 오르며 전통적인 한국 시장 강자의 면모를 보였다. UBS는 9건, 6조2071억원 규모의 거래에 참여했다. UBS는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을 우리금융지주에 패키지로 매각하는 1조5493억원 규모 딜의 매각 자문을 했다. 태영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매물로 나온 에코비트 매각도 주도했다.

3위는 모건스탠리가 차지했다. 4건, 5조6566억원 규모의 딜을 자문했다. 거래 건수는 적지만 한온시스템과 삼성SDI 편광필름 사업부 등 굵직한 빅딜 절차를 주관하며 실적을 쌓았다. 삼정KPMG는 36건, 5조5643억원의 딜을 자문해 모건스탠리에 이어 4위에 올랐다.법률자문 분야에선 전통의 강호 김앤장이 SK스페셜티, 에코비트, 한온시스템, 동양생명 등 조 단위 딜을 쓸어 담으며 왕좌를 차지했다. 세종(45건·14조2407억원)과 광장(56건·10조9321억원)은 ‘10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율촌과 태평양이 뒤를 이었다. 위어드바이즈 출신 김남훈·이근형 변호사가 올해 설립한 법무법인 진은 26건, 1조3374억원 규모 거래를 자문해 6위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회계자문 분야에선 올해 삼일PwC가 M&A 시장 최대어인 SK스페셜티 거래에서 인수 측과 매각 측 회계 실사를 모두 따내 1위를 차지했다. 79건, 16조8027억원 규모의 거래를 자문했다. 3분기까지 1위를 유지한 삼정KPMG는 막판 뒷심에서 밀리며 2위에 머물렀다.

KB증권은 1조2800억원 규모의 LG CNS 딜을 단독 주선하고, DIG에어가스 롯데카드 등 빅딜에도 다수 참여하면서 올해 M&A 인수금융·리파이낸싱 시장 주선 1위를 기록했다.

ECM 시장 압도한 한투

올해 주식발행시장(ECM) 대표 주관 실적 1위는 한국투자증권이 차지했다. 올해 총 30건, 1조5829억원 규모 주식 발행을 대표로 주관해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주관 실적과 주관 건수 모두 1위를 달성했다. LG디스플레이 유상증자(공모액 1조2924억원)와 시프트업 기업공개(IPO, 4350억원), 더본코리아 IPO(1020억원) 등 대형 거래를 소화했다.

ECM 2위는 KB증권이다. 올해 15건, 1조3217억원 규모의 주식 발행을 대표 주관했다. 대한전선(4625억원), LG디스플레이, 신라젠(1031억원) 등 유상증자뿐 아니라 HD현대마린솔루션 IPO(7422억원), 엠앤씨솔루션 IPO(1560억원) 등 대형 거래를 잇달아 맡았다. NH투자증권은 올해 20건, 1조993억원 규모의 대표 주관 실적을 쌓았다. 그 뒤로 미래에셋증권이 14건을 대표 주관해 8856억원을 실적으로 남겼다.

IPO 대표 주관 기준으로도 한국투자증권(16건·6328억원)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미래에셋증권(11건·5841억원), KB증권(7건·5685억원), NH투자증권(15건·4836억원), JP모간(2건·3316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채권발행시장(DCM) 시장에서는 KB증권이 왕좌를 지켰다. KB증권은 올해 일반 회사채 대표 주관 부문에서 269건, 16조4184억원어치 거래를 주선해 DCM 1위를 차지했다. 주관사단 대형화 추세 속에서 넷마블, 한국자산신탁, SK렌터카 등의 회사채 발행을 단독으로 주관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NH투자증권은 201건, 12조8631억원 규모 일반 회사채 발행을 대표 주관해 2위에 올랐다. 여신전문금융회사채 부문에서는 KB증권을 제치고 가장 많은 발행 실적을 냈다. 한국투자증권은 192건, 10조4362억원어치 발행을 주관해 3위를 차지했다. 신한투자증권은 160건, 8조1843억원으로 4위를 기록했다.

박종관/차준호/하지은/배정철/장현주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