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조선업 기술 혁신이 살 길" 허태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야" 박정원 "수익성 높이는 게 최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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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그룹 총수 신년사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새해 신년사를 통해 사업 환경이 지난해보다 악화할 것이라고 입 모아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보호무역주의’에 관한 리스크가 커진 데다 계엄과 탄핵 여파로 내수 경기가 얼어붙고 있어서다. 다만 위기를 기회로 삼아 한발 앞선 투자와 기술 혁신으로 성장의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지도 신년사에 담았다.
권오갑 HD현대 회장은 31일 신년사를 통해 “주요 국가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면서 수출 중심인 우리 경제에도 여파가 있을 것”이라며 “여기에 내수 경기 침체까지 겹쳐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은 2%를 넘기지 못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권 회장은 지난해 호황을 맞은 조선업 전망도 낙관할 수 없다고 했다. 권 회장은 “호황은 영원할 수 없다”며 “우리 그룹의 핵심 사업인 조선업을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 다가올 위기를 타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올해 유례없는 침체가 찾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 회장은 “새해에는 국내외 경기가 악화해 사업 환경이 (지난해보다)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새해 신년사를 통해 “2025년은 ‘3U’ 형태로 경영 환경이 장기화할 것”이라며 “예측 불가(Unpredictable)하고 불안정(Unstable)한 데다 불확실(Uncertain)한 경영 환경이 닥쳐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서는 수익성을 높이는 게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그룹 총수들은 임직원에게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권 회장은 “기술 혁신이 격차를 만드는 핵심 요인”이라며 “자율운항시스템, 디지털 전환(DX) 등을 추진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허 회장은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역량을 키워 과감하게 투자 기회를 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등 안정을 기조로 삼되, 기회가 오면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