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폴리실리콘 빅3 감산 … 韓 태양광 기업 볕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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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 180만t서 절반 줄일 듯중국 태양광 폴리실리콘 1~3위 업체가 연달아 생산량 감축을 선언했다. 과잉 공급으로 폴리실리콘 가격이 급락해 실적이 악화하자 이를 만회하려는 전략이다. 세계 2위 시장인 미국에서 중국산 태양광 제품이 퇴출당할 위기에 처하자 선제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美시장 관세장벽에 선제 대응OCI 등 가격 경쟁력에 도움
31일 태양광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중국 최대 태양광 폴리실리콘 생산업체인 퉁웨이와 3위 업체 다코뉴에너지가 최근 폴리실리콘 생산량을 줄이기로 합의했다. 퉁웨이는 중국 남서부에 있는 폴리실리콘 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다코뉴에너지는 신장과 내몽골에 있는 폴리실리콘 공장을 유지보수하는 방식으로 가동을 중단했다.중국 2위 폴리실리콘 생산업체인 GCL테크놀로지도 자발적인 생산량 감축을 발표했다. 이 세 기업은 폴리실리콘 총감산량을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에선 올해 중국의 폴리실리콘 생산량인 약 180만t에서 절반가량을 줄일 것으로 관측했다. 세 기업은 2024년 8월부터 매달 생산량을 전월 대비 18%씩 줄여왔다.
중국 3대 폴리실리콘 기업이 감산에 나선 이유는 공급 과잉이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2024년 세계 폴리실리콘 생산량은 약 200만t으로 추산된다. 이를 가공하면 약 1000GW 규모 태양광 모듈을 생산할 수 있다. 2024년 신규 설치된 태양광 모듈은 총 599GW다. 수요의 60%가량이 초과 공급됐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폴리실리콘 가격은 1년 전 ㎏당 7.2달러에서 지난 30일 4.4달러로 38% 하락했다. 퉁웨이는 2024년 3분기 3139억원가량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GCL테크놀로지(-2153억원)와 다코뉴에너지(-893억원)도 영업손실을 봤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중국산 태양광 모듈과 셀, 폴리실리콘에 관세를 50%까지 높였다. 동남아시아 4개국이 수출하는 폴리실리콘에도 상계관세(AC/CVD)를 부과한다. 여기에 반덤핑 관세를 더하면 세율은 최대 250%까지 치솟는다. 동남아에서 제조해도 중국산으로 간주한다는 취지다. 상계관세는 외국 기업이 보조금을 받아 저가 공세를 펼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특별관세다. 2024년 10월 미국의 태양광 모듈 수입량은 3.3GW를 기록했다. 동남아 4개국에 대한 한시적 관세 면세 기간이 끝나기 전인 5월(5.8GW)보다 43% 감소했다.국내 태양광 기업에는 반등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국에 관세가 부과되면 가격 경쟁력이 비슷해져서다. OCI의 폴리실리콘 판매 가격은 ㎏당 11달러로 중국 기업 평균값(6.6달러)보다 비싸다. 중국 제품에 최대 50% 이상 관세 등이 부과되면 맞붙을 수준이 된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