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가 자국에 배정된 산유쿼터를 깨뜨리고 증산경쟁에 뛰어들겠다
고 위협하고 나서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분열이 가속화할 조짐이다.
OPEC내에서 가격지지역할을 맡아온 사우디는 3일 파드국왕이 주재한 각
료급회의를 끝낸뒤 이란/이라크를 비롯한 다른 산유국이 쿼타를 지키지않
겠다고 경고, 그동안 맡아왔던 생산조절자의 역할을 버리고 증산에 박차
를 가할뜻을 명확히했다.
OPEC 13개회원국중 고작 알제리와 리비아 두나라만이 쿼타를 준수하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사우디의 증산돌입선언으로 이란/이라크전행후 새로
운 가격질서를 찾으려던 OPEC는 커다란 암초에 부딪치게 됐다.
사우디는 지난 수년간 유가안정을 위해 19억달러의 손해를 감수하면서
도 하루 430만배럴의 쿼타를 지켜왔다.
사우디는 이같은 노력이 다른 산유국들의 무분별한 증산에 부닥쳐 실효
를 거두지 못하고 회원국들간의 반목만 심각해져 유가하락이 가속화하자
이들을 OPEC통제권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압력수단으로 증산을 선언한 것
으로 분석된다.
사우디는 실제로 최근 수주일간 이미 쿼타를 깨고 하루 570만배럴씩 생
산하고 있다.
현재 OPEC의 하루산유량은 2,060만배럴로 수요량을 250만배럴정도로 웃
돌고 있다.
이같은 수급상황을 무시한 회원국들의 경쟁적인 증산으로 유가는 86년8
월 배럴당 10달러이하로 떨어진 이후 최저수준으로 곤두박질 했다.
중동의 대표적 유종인 두바이유는 지난달 30일 런던시장에서 배럴당 10
달러밑으로 내렸다.
수보르토 OPEC사무총장은 사우디마저 증산에 뛰어들경우 유가가 배럴당
5달러선까지 떨어질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OPEC는 이달 20일께 가격감시위원회와 장기전략위원회를 함께 열어 최
근의 가격하락과 그대책을 논의할 예정인데 사우디의 증산위협에 대한 다
른 산유국들의 반응이 주목되고 있다.
이번 합동회의는 이란과 이라크가 종전후 처음으로 유가와 산유량조절
문제를 놓고 공식대면할 예정이어서 관심이 고조되고 있으나 합의를 이끌
어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게 지배적인 견해이다.
전문가들은 이번회의에서 획기적인 방안이 마련되기 어려워 유가는 오는
11월21일의 전체각료회의때까지 10달러안팎의 낮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