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5공비리특위는 8일 청문회를 속개, 일해재단 기금조성비리와 관
련 안현태 전대통령경호실장, 최순달 일해초대이사장, 양정모 전국제그룹
회장, 이준용 대림산업부회장등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기금모금과정에서의
강제성과 정경유착문제에 대한 추궁을 계속했다.
특위는 전날 자정까지 장세동 전경호실장을 상대로 증언을 청취했으나
장씨에 대한 집중신문으로 나머지 예정된 증언을 듣지 못하고 간사회의 끝
에 일정을 조정, 특위활동을 하루 연장해 9일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최순영 신동아그룹회장, 유찬우 풍산금속회장, 장치혁 고려합섬회장등 기
금조성에 참여한 재계인사들의 증언을 듣기로 했다.
이에 앞서 7일 상하오에 걸친 청문회에서 의원들은 <>장씨의 재단설립
관여정도와 역할 <>기금모금과정에서의 강압행위 <>전두환씨의 일해재단
사저화문제 <>장씨의 월간지 인터뷰내용과 전씨의 장기집권 계획여부등을
중점적으로 질의했으나 장씨는 대부분의 질의내용을 부인, 1차청문회에서
의 조성희씨등의 증언과 차이를 보였다.
장씨는 그러나 당시 경호실장의 자격으로 일해재단 부지매입등에 적극
나선데 대해 "위법이라고 인정하며 범법행위에 해당되면 감수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으나 "당시 아웅산테러사건에 대한 죄책감으로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장씨는 또 최초의 모금액인 23억원의 세금면제를 위해 비영리재단법인
을 설립했다는 주장과 달리 일해재단장부에 입금되지 않은것은 증여세포탈
이라는 의원들의 주장에 "행정착오"라고 밝혀 이를 시인했다.
그는 또 "최순영씨가 익명으로 일해재단에 10억원을 기부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는 의원들의 추궁에 "다른 명목으로 들어온 것은 대
통령께서 일해재단에 내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밝혀 자금관리에 혼선이 있
었음을 시사했다.
장씨는 이밖에 일해재단내 영빈관건립과 관련 "퇴임한 국가원수가 외국
국빈들을 만날때 국가예산으로 지은 건물에서 만나는 것이 어색하므로 영
빈관건립이 필요했다"고 말해 영빈관이 특정인을 염두에 둔것임을 시인했
고 대통령 친인척의 부정 및 비리와 관련 "정보나 첩보를 통해 그같은 소문
이 잡히면 대통령에게 직소하기보다 본인들에게 먼저 확인, 이를 통보해 자
제해 주도록 요청했다"며 "일부는 루머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고 참고하겠다
는 사람도 있었다"고 대답했다.
장씨는 또 전씨의 해외재산도피설과 관련 "미국에 10건, 호주에 4건등 모
두 14건의 유언비어가 나돌아 직접확인했으나 재산해외도피흔적을 찾아볼수
없었다"고 말했다.
장씨는 월간조선과 신동아11월호에 게재된 인터뷰기사에서 "내가 입을 열
면 모두가 불행해진다"는 요지의 발언을 한데 대한 추궁과 88년 평화적정권
교체를 위한 연구보고의 작성자를 밝히라는 야당의원들의 요구에"직무상 지
득한 비밀이므로 말할수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이에대해 야당의원들은 국회에서의 증언및 감정에 관한 법조항을 들어 증
인이 군사/외교 대북문제를 제외하고 증언을 거부할 경우 처벌을 받는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었으나 이기택위원장은 "이 문제는 다음위원회에서 의견을
모아 증언거부에 대한 처벌문제를 논의키로 하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