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5공비리조사특위는 9일 상하오에 걸쳐 최순영 신동아그룹회장, 유
찬우 풍산금속회장, 장치혁 고려합섬회장, 정주영 현대그룹명예회장,이준용
대림산업부회장등 경제인 5명을 출석시킨 가운데 일해재단 비리관련 2차 청
문회의 마지막 사흘째 증인신문을 벌였다.
이날 청문회는 전날 증인으로 출석한 양정모 전국제그룹회장에 이어 일해
재단 기금모금 과정에서의 압력등 강제성여부를 집중 추궁했다.
양씨는 8일의 증언에서 지금까지 강제모금을 부인한 장세동 전경호실장을
비롯한 일부증인들의 증언을 정면으로 반박, 재단 기금모금이 처음부터 청
와대 경효실의 주도하에 반강제적으로 모금됐다는 주장을 폈다.
양씨는 특히 자신이 경영하던 국제그룹의 해체가 기금조성과 관련해 소극
적인 입장을 취한 때문에 이른바 "괘씸죄"로 인해 이루어졌다고 주장했다.
양씨는 9일 새벽까지 계속된 증언에서 "장세동 당시 경호실장의 부름을받
고 청와대에 가서 처음으로 모금얘기를 들었다"고 말하고"최초의 모임은 청
와대 경호실 1층회의실에서 열려 이사취임식을 가졌고 두번째 이사회에서 1
년에 100억씩 3년동안 모두 300억원을 모금토록 하자는 정시창상공회의소회
장과 최순달 일해재단이사장의 얘기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양씨는 "당시 정씨가 사전에 모금액에 관해 지시를 받고 온것같은 눈치였
으며 이미 결정이 내려온 일이라 생각하고 현금 5억원을 기부했다"고 말했
다.
양씨는 또 "일해재단 성금문제가 나를 죽일것 같다"고 성금모금과 그룹해
체문제를 연관시키고 그 이유에 대해 "최이사장과 조대령이 내사무실을 방
문해 모금에 관한 의견을 물어 대통령 자신을 위해서도 각기업체로부터 300
억원이라는 돈을 걷는 것은 뒷말이 있을 것이라고 말할 것때문"이라고 주장
했다.
양씨는 "장실장, 최이사장, 조대령등 3사람이 이 문제에관한 보고를 올린
다는 얘기를 듣고 최이사장을 만나 사정을 했으나 너무 늦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와함께 당초 자신이 일해재단으로 준것으로 발표됐던 10억원의 익
명의 기금에 대해 "재단으로부터 그렇게 답변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말
하고 양산 골프장 인가와 관련 84년 12월 여러차례 독촉을받고 10억원을 청
와대 정무 제2수석에게 주었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민정당 의원들은 양씨의 주장이 위증이라고 주장하고 국제그룹
이 해체된 것은 국내외 경제여건, 방만한 기업운영, 과도한 부채때문이라고
말했다.
민정당 의원들은 양씨의 위증여부를 가리기 위해 장세동씨등과 대질신문
을 벌일 것을 요구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에앞서 안현태 전 경호실장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퇴임후 일해재단을
전용하려던 계획이 외부사정 때문에 좌절된 것이 아니냐"는 야당의원의 질
문에 이를 부분적으로 시인하고 "재단 기금모금이 완료되면 전 대통령이 청
와대로 기업인들을 초청해 감사의 뜻을표시했으며 3차모금도 지시에따라 집
행했다"고 답변했다.
또 최초대이사장은 "일해재단의 과거 일자로 된 각종서류에 찍힌 도장은
최근 찍은 것"이라고 서류변조사실을 시인하고 "법에 따라 해당되면 응분의
처벌을 받겠다"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김동주의원(민주)은 "50대 남자와 30대 여인이 장기신용
은행의 전두환씨 소유계좌에 1,500여억원을 입금시켰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말하고 "이들은 86년부터 88년 초반까지 3년간에 걸쳐 한번에 50억원씩 30
회정도 장기채권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