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대 재벌그룹이 연말을 맞았으나 예년에 없던 악성 노사분규에 휘
말려 진통을 겪고 있다.
현대 삼성 대우등 국내 3대 재벌그룹은 올 봄 근로조건및 복지개선, 노조
의 대표성 문제등으로 한차례 심한 노사분규를 겪었으나 최근들어 또다시 작
업거부 및 대규모 농성등을 구사하며 노사간에 의견접근이 안된채 팽팽히 대
립하고 있다.
특히 이들 그룹 노조들은 투쟁목표달성을 위해 개별 사업장별 격렬투쟁을
벌이는 한편 지역노조협의회및 재야측과 연계, 공동투쟁도 불사하고 있어 그
룹내 다른 사업장이나 인근지역 타업체로 확산될 우려도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가 지난8월 탑재과의 위재학씨가
기존 노조를 어용으로 지목하고 민주노조 쟁취위원회를 결성, "유령노조 해
체"등을 요구하며 단식과 농성, 시가행진등을 벌이며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8일에는 경남 거제군 신현읍 매립지에서 마산 창원지역 노조
원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악질 삼성재벌 규탄 전국 노동자 궐기대회"를
개최한 바 있으며 위재학씨등 10여명은 지난달 14일 한국노총 건물에 들어가
장기간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또 한국노총(위원장 박종근)측은 지난9일 이들의 요구사항 관철을 위해 잠
실체육관에서 전국 근로자 1만여명이 참석한 대규모 삼성규탄대회를 개최하
기도 했으며 이같은 삼성분규는 다른업체 근로자까지 합세하는 추세를 보이
고 있어 분규가 장기화, 과격화 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또 지난봄 한차례 격렬한 노사분규가 발생, 농성근로자 구속등 후유증이
컸던 현대그룹의 경우도 중공업이 지난6월부터 단체협약안 체결을 위한 협상
을 벌여오고 있으나 전체136개 교섭항목 가운데 127개만이 타결, 상여금100%
추가지급, 퇴직금 누진제및 주택수당 신설등 9개항을 놓고 마찰을 거듭하고
있다.
이들 노조들은 지난12일 1차 쟁의행위에 돌입, 회사업무가 한때 마비됐었
으며 지난 15일에는 2차에 걸쳐 집단 상경한 강경파 근로자 171명이 서울 종
로구 계동소재 현대사옥을 점거,석방근로자 김진국씨등 9명의 복직을 요구하
고 "독재정권 하수인 정주영 처단"등의 과격구호를 외치며 농성을 벌였다.
현대분규는 잠정합의 내용에 대한 일부 강경조합원의 반발이 심하고 집단
상경, 해고자의 복직요구등과 겹쳐 분규도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그룹의 경우 경남 양산군 소재 대우정밀이 지난달 중순부터 <>주44시
간 근무(현 47시간) <>양도업체 근무기간 근속인정(82.1.1이전) <>정년60세
(현 55세)등을 놓고 작업거부, 농성등으로 악성분규를 거듭하고 있다.
그밖에 현대그룹 산하 현대엔진의 경우 지난2-3월 본관건물 점거농성등 과
격투쟁을 벌였으나 이달초부터 <>상여금 100%추가 <>주 44시간 근무등의 새
로운 요구사항을 내걸고 임시대의원대회를 개최하는가 하면 지난17일에는 앞
으로 과격투쟁에 대비, 본관5층사무실에 대한 점거예행연습을 계획하는등 현
대중공업 파업과 연계, 집단행동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편 노동부는 이같은 재벌그룹의 연말분규가 다른 중소업체로 번질 것에
대비,관할지방사무소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행정지도를 펴는 한편 유지급인사
들의 협조로 노사양측의 원만한 교섭및 타결을 유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