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화학무기회담은 폐막을 이틀앞둔 9일 현재
테러리스트및 집단학살국 지도자들의 화학무기사용을 금지시키는 최우선
과제에 관해 참가국들이 서로 다른 정치적 이유로 계속 이견을 노출시키고
있는 한편 많은 나라들이 인접국들의 핵무기보유를 이유로 화학무기금지에
반대, 진전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화학무기 전문가들은 소외된채 정치설전장으로 변한 이 회의에서 남북간,
아랍-이스라엘간, 이란-이라크간의 상호비난이 난무하는가 하면 9일 회의
에서는 남아프리카대표의 연설에 항의, 대부분의 참가국대표들이 퇴장하는
등 인종분규까지 노출돼 일부에서는 회담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모세 아렌스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라크와 시리아 및 리
비아로부터 직접적인 화학무기위협을 받고 있으며 이스라엘도 이에 대응,
스스로를 방어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해 화학무기보유사실을 시인했다.
아렌스장관은 또 이스라엘이 화학무기는 물론 핵무기까지 보유하고 있다
는 아랍국가들의 비난에 대해 "화학무기를 사용한 나라들에 주의를 집중해
야 할 것"이라고 직접적인 답변을 회피하면서 중동지역국가들이 자유의사
로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 이 지역에서의 모든 화학무기사용금지를 촉구했
다.
한편 이날 보타 남아프리카공화국 외무장관의 연설 차례가 되자 약20개
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참가국 대표들이 회의장에서 퇴장했으며 회의 주최
국인 프랑스 대표단까지도 퇴장, 남아공의 인종차별주의 정책에 강력한 항
의를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