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매매를 컨설팅하는 투자은행(IB) 전문가들은 올해도 문턱이 닳도록 대기업 사옥을 드나들었지만 대기업들 태도는 예년과 확 달라졌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살 만한 기업 매물을 들고 오라’는 요청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계열사나 자산을 팔려고 하니 매수자를 찾아달라’는 주문이 끊이질 않는다. 기업 인수는 옛말…파는 게 우선22일 한국경제신문의 자본시장 전문 매체인 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국내 20대 대기업 가운데 아홉 곳이 올해 단 한 건의 M&A도 하지 않았다. 대부분 2~3년 전까지만 해도 M&A업계 주요 바이어들이었다. 롯데 GS KT 카카오가 대표적이다. 카카오는 2021년 1조7292억원(8건), KT 3762억원(5건), 롯데 3565억원(3건), GS는 2952억원(3건)의 M&A를 했다. 카카오는 크로키닷컴을 1조원에 인수했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타파스미디어, 글링크미디어, 영화사 집) 카카오모빌리티(스트리스, 코리아드라이브, 딜카, 플러스티브이) 등 계열사도 광폭 행보를 보였다.롯데의 변화도 눈에 띈다. 롯데는 2022년에만 9119억원(6건)의 M&A를 했다. 한국미니스톱(3136억원) 한샘(2595억원) 바이오 의약품 제조공장(2054억원) 쏘카(1832억원) 등을 사들였다. 하지만 올해 인수를 멈추고 매각 기조로 돌아섰다. 롯데렌터카를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각 계열사 비주력 사업의 카브아웃(사업부문 분사 후 매각)도 추진 중이다.KT와 GS도 마찬가지다. KT는 최대 3조원 규모 부동산 유동화에 나섰다. 금융보안 계열사인 이니텍도 판다. GS는 GS엘리베이터를 PEF에 팔았고 조 단위 가치로 평가되는 스페인 수처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3명이 인공지능(AI)과 관련해 재판이나 법관의 역할을 궁극적으로 대신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민의힘이 추천한 조한창 후보자와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정계선·마은혁 후보자는 최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특위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사법부의 AI 활용에 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조 후보자는 "AI 기술이 판례 검색, 법률 관련 논문 분석 등 재판 업무를 보조할 수는 있겠으나 법관의 역할을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마 후보자는 "궁극적으로 재판을 AI에 완전히 맡기는 것이 타당한지는 의문"이라고 했고, 정 후보자는 "AI 기술이 법관의 재판 업무를 보조하는 것을 넘어 법관을 대체하는 것에 대해선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밝혔다.세 후보자는 법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용에 대해서도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조 후보자는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는 2012년 'SNS상에서 사회적·정치적 의견 표명을 하는 경우 공정한 재판에 영향을 미칠 우려를 야기할 수 있는 외관을 만들지 않도록 신중하게 처신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면서 "국민의 한 사람인 동시에 독립과 공정이 요구되는 법관이기도 하므로 재판의 독립이나 공정에 의심을 줄 수 있는 활동은 자제돼야 한다"고 했다.마 후보자는 "법원과 법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행동은 종국적으로 국민들로 하여금 사법에 대한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며 "공정한 재판에 영향을 미칠 우려를 야기할 수 있는 외관을 만들거나 법관으로서 품위를 손상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밝혔다.정
올해 국내 주요 기업의 인수합병(M&A)과 타기업 출자 규모가 7년 만에 최저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바이오, 전기차 등 성장 산업 투자와 합종연횡이 늘어나는 것과 대조적이다. 국내 기업이 수출 부진과 원·달러 환율 고공행진, 정치적 불확실성 등 대내외 악재에 짓눌려 미래 먹거리 확보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한국경제신문의 자본시장 전문 매체인 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기준 국내 20대 대기업이 올 들어 단행한 M&A 규모는 4조8192억원이었다. 바이아웃(경영권 인수)과 소수 지분 투자를 포함한 수치로, 2017년(3조6407억원) 후 7년 만에 가장 적다.‘역대급 딜 가뭄’으로 불린 지난해(6조1736억원)와 비교해도 21.9% 감소했다. 글로벌 M&A 시장 흐름과는 정반대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올 들어 3분기까지 전 세계 M&A 규모는 2320조원(약 1조5960억달러)으로 전년 대비 10%가량 늘었다.올해는 국내 대기업의 조 단위 ‘빅딜’이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다. 20대 대기업이 1조원 이상 기업을 인수하거나 투자한 사례는 현대자동차가 미국 자율주행기업인 모셔널에 1조2663억원을 투입한 게 유일하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 건은 2020년 발표하고 2026년 완료할 예정이어서 올해 집계에 포함하지 않았다.20대 기업 중 롯데, GS, 농협, KT, 한진, 카카오, DL, 셀트리온, HMM 등 9곳은 올해 M&A가 전무했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M&A업계의 큰손으로 꼽히던 기업이지만 올해는 비주력 사업부를 팔고 자산을 유동화해 현금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대기업 절반 'M&A 제로' …新성장산업 투자 커녕 알짜자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