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금융계의 본산인 한은이 노사분규에 휘말려 적지 않은 곤욕을
치르고 있다.
한은노조(위원장 심일선)는 모지점장이 조합원에 대해 비상식적인 인사를
하는등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 이 지점장의 파면을 요구하
며 지난 19일 하오부터 본관 1층 로비에서 농성에 돌입.
한은노조는 이 지점장이 평소에도 직원들에 대해 "노조에 가입하면 해고시
키고 직원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위협했으며 조합원의 직속 상급자에게는 시
말서를 내도록 하는등 노조탄압을 일삼다가 최근에는 지점 노조분회장을 포
함한 조합원 4명을 일방적으로 전보하고 이중 1명은 지방 주재사무소로 발령
하는 보복인사를 했다고 주장, 농성에 들어간 것.
노조측은 김건 한은총재에게 문제가 된 이 지점장의 파면과 함께 이같은 노
조탄압사례의 재발을 막을 수 있는 수긍할 만한 조치를 요구하며 농성중인데
노조간부등 50여명이 동원돼 북과 징소리가 난무하는가운데 구호를 외치는등
자못 기세를 올리고 있는 상태.
한은은 한은법개정을 둘러싼 논란이 한창 일던 작년 7월에 결성된 노조가
그동안 중앙은행의 독립성 확보를 위한 투쟁에서 경영진과 함께 공동 보조를
잘 맞추어 온데다 한은법개정문제가 앞으로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될 예
정이어서 이같은 노사간 밀월시대(?)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았으나 뜻
하지 않은 복병에 걸린 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