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기업의 자금사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어음부도율은 사상최고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으나 단자회사의 타입대는 사상 최고 수준에 접근하는
등 자금배분의 왜국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1일 한은에 따르면 최근 통화당국의 강력한 금융긴축조치에도 불구하고
어음부도율이 계속 하락세를 보여 2월 들어 지난25일까지 서울과 지방의 어
음부도율은 각각 평균 0.01%와 0.08%, 전국 평균은 0.02%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이는 한은이 어음부도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지난 66년1월이래 가장 낮았
던 작년8월및 9월과 금년1월의 전국 평균 부도율 0.03%보다도 낮은 사상 최
저의 부도율이며 금리자유화를 전후에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 나간 작년 11
월과 12월의 0.04%에 비하면 절반 밖에 안되는 수준이다.
통화당국이 지난13일 7개 시은과 외환은행및 중소기업은행에 대해 대출금
잔액을 지난2월5일 수준보다 2조원 감축하도록 지시하는 한편 통화조절용채
권의 발행 규모를 대폭확대하는 등 긴축정책을 강화하고 있는데도 어음부도
율이 이처럼 낮은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 "전국의 평균 어음부도율이 이처럼 낮다는
것은 최근의 강력한 긴축정책에도 불구하고 시중의 자금사정이 그리 나쁘지
않은 편임을 나타내는 증거"라고 말하고 "이는 그동안 수출호조와 이른바
재테크등에 힘입어 기업들의 자금여력이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
다.
이에따라 단자회사가 변칙적인 방법으로 은행돈을 당좌차월한도 이상으로
빌어쓰는 타입대(연중 19%)가 지난달 27일 현재 7,126억원으로 불과 1주일
사이에 2,000억원이상 불어나면서 사상 최고를 기록했던 작년4월말의 7,152
억원에 접근하는등 단기 기업자금유통시장인 단자업계는 극심한 자금고갈로
고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