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의 단지 5%만이 상수도를 식수로 직접 이용할 뿐이고 나머지
95%는 수도물을 끊이거나 정수기로 걸러 먹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최근 나
왔다.(월간 "식품과 위생"지)
그러니까 거의 대부분의 서울시민이 가정인 음식점 일터에서 시원한 냉
수 한그룻 마음놓고 마시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유는 단순하고 명백하다.
상수도의 수질을 믿지 못하고 있기때문이다.
환경청에서는 지난2월말께 수도권및 중부권의 상수원인 팔당호와 대청
호가 수질오염과 부영향화 현상을 보이고 있기때문에 상류유역 일대를 수
질보전을 위한 특별대책지역으로 지정키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데 그 "특별대책"이란 것은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거친뒤인 올 하반
기부터나 시행되리라고 한다.
공장 농축산시설 위락시설등 환경청 단독으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요
소가 많겠지만 팔당호-대청호 권역의 1,800만 주민이 단 한시라도 의존하
지 않으면 안되는 상수원의 보호가 행정상의 협의등 절차를 이유로 해서
그렇게 늑장을 부려도 좋은 것인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하수처리장 건설처럼 막대한 예산과 상당한 시일을 요하는 사업이 아닌
한 관련법규와 행정력만으로써 가능한 사안에 대해서는 당장에라도 필요
한 조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심각한 수질오염의 문제는 팔당호와 대청호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님은
말할 나위도 없다.
예컨대 경안천, 안양천, 탄천등 한강의 7개 지류의 수질이 극심한 오염
상태를 보인지 오래이며 특히 경안천은 팔당호의 오염원으로서 정화가 시
급한 형편이다.
영남의 낙동강과 금호강, 충청과 호남의 금강과 영산강등 식수및 농업
용수원으로 이용되는 삼남지방의 "젖줄" 또한 수질오염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음이 최근의 환경청 수질측정 결과 밝혀졌다.
지난해 9월부터 올 1월에 걸친 측정에서 대부분의 수역이 환경기준치를
크게 넘어섰다는 것이다.
여기엔 강우량 감소라는 계절적요인도 작용했디만 폐수와 하수의 유입
또한 큰 몫을 했음은 불문가지의 사실이다.
오염된 물을 생활-농업용수로 사용한 결과 피부병이 생기고 벼포기가 웃
자라 쓰러지는가 하면 때론 악취가 심해 빨래조차 하기 어려운 사례가 농
촌 곳곳에서 보고되고 있다.
심하게 말하면 강물이 아니라 폐수 그자체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한편 문화생활의 상징적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는 도시의 아파트에서는
물탱크에 바른 유독성 방청제가 물에 섞여나오는 것으로 밝혀지고도 있다.
도시의 물,농촌의 물 가릴것 없이 "생명의 근원"인 물의 오염문제는 더
이상 놔둘수 없는 한계상황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