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외국은행들의 국내진출이 부쩍 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이익규모가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은행은 모두 50개은행의 60개지점으로 87년말
현재 54개지점이었으나 작년에 2개지점이 국내에서 철수하고 7개지점이 새로
들어와 작년말에는 59개로 불어났고 올들어 1개지점이 새로 문을 열었다.
이와함께 2개 외국은행이 올들어 지점설치를 내인가받았고 이달중 또다시
내셔날 캐나다 및 내셔날 호주은행이 지점설치 내인가를 받을 예정으로 있으
며 이밖에도 6-7개 외국은행이 국내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지는
등 국내 금융시장이 바야흐로 거대한 자본과 축적된 금융노하우를 겸비한 외
국은행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는 느낌이다.
외국은행들이 이처럼 앞다퉈 국내진출을 하고 있는 것은 한마디로 국내금융
시장이 이들에게는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외은 국내지점중 3월말 결산법인인 15개 일본계 은행을 제외한 45개
은행지점이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은 모두 1,159억원으로 87년의 931억원에 비
해 24.5% 늘어났다.
또 영업수익은 총 3,056억원으로 25.8% 늘었는데 이중 자금조달비용을 공제
한 순이자수익은 1,323억원으로 전체의 43.3%에 불과했고 나머지 56.7%에 해
당하는 1,733억원은 지급보증료나 기타 각종 수수료등 자본거래와 무관한 비
이자수익이었다.
지난해 이들 외은지점의 총자산 신장률이 3.3%에 불과한데도 이처럼 영업수
익과 당기순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으 비이자수익이 이자수익을 상회하는 수지
구조의 역전에 크게 힘입은 것으로 이자수익은 지난 87년의 1,319억원보다 겨
우 0.3% 늘어난 반면 비이자수익은 전년 1,111억원에 비해 56%나 늘어났다.
국내은행들의 총수익중 이자수익의 비중이 50%선에 이르고 있는데 비하면 외
은지점들은 국내수신기반이 허약한 점을 신용장취급이나 수출환어음매입, 외
환매매, 여행자수표 취급등 비이자수익의 증대로 충분히 메우고 있다는 얘기
가 된다.
이들 외은지점의 이자수익 가운데에서도 338억원은 유가증권에서 나온 것으
로 이는 지난 87년의 301억원에 비해 12.3% 증가한 것.
외은지점들은 주로 국내금융기관들이 당국으로부터 강제로 배정받았다가 자
금난에 몰려 덤핑으로 내다 파는 통화안정증권등 통화채권을 싼값에 사들이는
수법으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작년말 외은 덤핑통화안정증권 1,490억원...전체보유액의 57.5% ***
작년말 현재 외은지점이 사들여 갖고 있는 덤핑 통화안정증권은 1,490억원
어치로 전체 유가증권 보유액 2,591억원의 57.5%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해에
만 이같은 덤핑채권거래로 200억원이상의 이자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고있
다.
지난해 45개 외은지점(일본계 제외)의 당기순이익을 총자본금으로 나눈 당
기순이익률은 2.12%로 국내 시중은행의 평균 0.45%나 지방은행의 0.59%와는
도무지 비교가 안된다.
특히 시티은행(미) 서울지점은 지난 87년에 이어 작년에도 외은지점중 가장
많은 18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150개가 넘는 점포망을 갖추고 있는 상업
은행의 180억원보다도 이익규모가 크게 나타나 외국은행과 국내은행간의 영업
효율성이 얼마나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주었다.
외은지점들의 이익규모가 해마다 큰 폭으로 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들이
본점에 송금하는 금액은 오히려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외은지점의 본점송금액은 모두 39억원으로 87년의 112억원에 비해 3
분의1 수준으로 격감했다.
외은지점의 과실송금액은 지난 84년 248억원에서 85년에는 352억원으로 늘
어났고 86년에는 474억원으로 최고를 기록한후 연 2년째 감소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원화절상의 지속에 따른 환차익기대와 국내외 금리차가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으나 이밖에도 최근 국내의 부동산 및 증권붐에 편승, 국내에서
번 돈을 다시 국내에서 굴려 이익을 극대화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외국은행들은 이와함께 국내영업기반 확대를 위해 지난 한햇동안에만 6억
1,768만달러의 현금을 들여오는등 가뜩이나 늘어나고 있는 국제수지흑자로 인
해 커지고 있는 통화관리부담을 더욱 무겁게 하고 있어 적절한 규제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