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1일 개인용컴퓨터(PC)수입이 완전 자유화된 이래 외국 PC업체
들이 국내시장개척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국산PC에 밀려 아직까지 뿌리를 내
리지 못하고 있다.
이미 10여개 외국PC업체가 우리나라에 진출해 있는데 그간 수입된 PC는 대
만에서 마더보드를 들여와 국내에서 조립생산된 제품까지 포함해 1만대선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국내시장(16비트 16만7,000대/1,232억원, 3 2비트 1,000대/37
억원)의 6%(대수기준) 가량을 차지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수입PC를 가장 먼저 국내시장에 선보인 것은 한국IBM.
이 회사는 87년 7월부터 신제품인 PS/2를 수입, 그해 200여대, 지난해 700
여대를 판매했다.
그러나 한국IBM은 한글처리기능의 취약등으로 이 제품의 판매가 부진하다
고 보고 올 하반기께부터 일본IBM이 개발한 일본판 PS/2인 PS/55를 일본에서
수입판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 애플컴퓨터는 87년 9월 엑렉스컴퓨터와 대리점계약을 맺고 지난해 3월
께부터 매킨토시기종을 우리나라에 선보였다.
이 제품은 사용하기가 쉽고 그래픽처리기능이 뛰어나 기존 IBM 호환기종과
는 뚜렷이 구별되는 특징을 지녀 국내시장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유럽업체로서는 이탈리아 올리베티사와 네덜란드 필립스사가 우리나라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84년 금성반도체에 기술을 제공, "PC-24"모델을 국내에 선보였던 올리베티
사는 87년 지사를 설립한데 이어 올 1월부터 이제품을 "M-240"이란 모델명으
로 시판하고 있다.
필립스는 현지법인인 필립스산업코리아를 통해 P3000시리즈를 작년 7월 국
내에 선보였다.
대만산 PC의 경우 87년부터 부품형태로 도입되기 시작, 가장많이 수입되고
있으나 정식 계약을 맺고 진출한 것은 에이서사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6,000-7,000대가량 수입된 것으로 집계된 대만PC는 오퍼상을 통한
완제품수입이나 마더보드를 수입, 국내소규모업체가 조립생산하는 것이 대부
분으로 저가를 무기로 중/고생이나 전문지식을 갖춘 수요자층을 집중 공략하
고 있다.
PC수입개방이 국내시장에 미친 가장 큰 영향은 PC가격의 급속한 하락이다.
지난해 7월부터 현대전자가 교육용컴퓨터라는 이름으로 저가PC를 선보이면
서부터 대부분의 국내PC업체가 저가PC를 내놓았고 기존제품의 가격을 대폭내
리기로 했다.
이에따라 지난해초까지만해도 200만원선이던 16비트 XT기종의 가격이 최근에
는 100만원전후로 떨어졌고 올 연말께는 60만원선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PC가격하락은 국내PC공급의 비약적인 확대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
고 있다.
그러나 수입개방으로 저가PC가 대량수입되면서 10여년동안 독자적으로 PC
를 생산 판매해온 소규모PC업체들을 수입OC판매상으로 전락시키는 부정적인
영향도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외국PC의 국내진출에 대해 대부분의 업계관계자들은 "지난해 실적도
그다지 좋지 못한데다 앞으로 크게 신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큰 우려는
나타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다양한 기능을 가진 독특한 제품이나 32비트등 고급기
종, 특히 대만등의 저가제품들은 국내시장의 상당부분을 잠식할 가능성이 있
다"고 엇갈린 견해를 나타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