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곧 실시할 예정인 무상증자의 폭을 놓고 큰 진통을 겪고
있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5대시중은행은 올 상반기중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실권주발생을 막기위해 무상증자도 병행할 방침이나 조흥/상업 및
서울신탁은행이 무상증자폭을 5%수준으로 통일할 것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한일과 제일은행은 5-10% 범위내에서 은행별로 차등 무상증자를 고집하고
있어 마찰을 빚고 있다.
특히 재무부와 은행감독원등 관계당국은 내심 균등증자를 바라고
있으면서도 최근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는 금융자율화 방침 때문에 각 은행에
대해 드러내놓고 간섭하지 못하는 입장이어서 해당 은행들간의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따라 5대시은중 가장 먼저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상업은행은 당초
지난 11일 열린 이사회에서 무상증자를 결의하고 증자규모도 함께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아예 안건상정조차 못했으며 상업은행에 뒤이어 곧 유상증자를
실시할 조흥은행도 마찬가지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5대시은이 무상증자폭을 놓고 이처럼 알력을 빚고 있는 것은 각
은행의 신주발행가격이 달라 무상증자 규모가 실권율에 직접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상업은행은 신주청약일이 오는 18-19일로 주가가 노태우대통령 중간평가
연기로 오름세를 타기 시작한 지난 3월초 신주발행가격을 1만6,800원으로
결정했으며 신주청약일이 각각 오는 25-26일 및 5월9-10일인 조흥은행과
서울신탁은행도 신주발행가격이 1만7,100원과 1만8,100원으로 비교적 낮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그러나 서울신탁은행과 같은 기간중 신주청약을 받는 제일은행은 1만
8,700원으로 높은 편이며 더욱이 신주청약일이 오는 5월16-17일로 가장
늦은 한일은행은 신주발행가격 책정시기가 지난 3일로 최근의 주식시세
반락시점과 겹채는 바람에 1만9,900원이라는 매우 높은 선에서 가격이
결정됐다.
특히 최근에는 각 은행의 주가가 2만원 안팎으로 떨어졌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증시장세가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한일은행과
제일은행은 무상증자폭을 최소한 10% 수준으로 확대하지 않을 경우 실권주가
대량 발행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와관련, 금융계 소식통들은 "무상증자폭이 달라질 경우 각 은행의
자본금 규모 자체에 차이가 생기기 때문에 결국은 같은 수준에서 이루어질
공산이 크다"고 말하고 "상업은행과 조흥은행은 일단 무상증자에 대한
결정을 미루고 있다가 다른 은행들의 증자규모를 보아 비슷한 선에서
책정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