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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경제신문 사설 (16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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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해선거에 비친 자상화 ***

    동해라는 지명에서 풍기는 신선미와는 정반대의 타락 재선거를 지켜본
    국민들의 심정은 착잡하다.
    유권자 5만여명의 작은 선거구였지만 때가 때인지라 많은 시선이 그리로
    쏠렸던 것은 오히려 당연하달 수 있다.
    그러나 시종여일, 실망위에 실망이 쌓여 격전끝에 승리를 안은 당선자에게
    축하의 뜻을 보내기 마져 개운치 않게 떫은 뒷맛이 가셔지지 않는다.
    노태우대통령의 중간평가가 보류된 직후였으니 만큼 누가 시키지 않더라도
    정부여당은 그곳에서의 승패를 자체의 중간평가 내지 신임투표로 여길 것은
    자명한 노릇이다.
    또 야는 야대로 6공화국의 민주화 진전 미흡, 민생시책 실패에 대한
    책임을 국민심판을 통해 물으려 하는 이치는 똑같이 자명하다.
    그러나 이러한 성격적 중요성에 도취된 나머지 한국 선거문화의 운명은
    방향을 잘못 잡고 말았다.
    말하자면 깔아놓은 멍석위에서 주역 조역들은 4,000만 관중앞에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추태를 연출하고 만 것이다.
    입후보자 선거운동원은 물론 소속정당의 당수 간부들과 금품 향응을
    요구하는 많은 유권자들이 서로 뒤엉켜 소탐대실의 대실수를 저질렀다.
    중반에 선관위가 5명후보 모두를 고발한 시점에서라도 심기일전의 기회는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서로가 잘못을 덮어 씌우는 예의 비굴성, 잘못된 선거법에 탓을한
    무책임성으로 매수사퇴라는 최악의 수를 빚고 이 소극아닌 비극의 크라이막스
    를 장식하였다.
    ... 중 략 ...
    우리가 입만 벙긋하면 금과옥조로 내세우는 자유민주주의는 다름 아닌
    대의민주주의이고, 대의민주주의의 성패는 선거문화의 궤도정착 여하에
    달려있다.
    48년 정부수립때 보통/직접/평등/비밀 원칙의 완벽한 선거제도 채택이
    당시의 우리 정치문화풍토로 보아 타당했느냐의 시비가 간헐적으로
    논의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
    그것은 투표권 행사의 경험이 전무한 처지에서 다른 나라들이 수백년
    걸려 완성한 보통/평등선거를 단숨에 도입한데 대한 무사고와 과욕을
    지탄하는 자성이었다.
    그러나 이제 차등선거로의 후퇴는 거론조차 할 수 없는 망발일 것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40여년간 수십차례 선거경험이 쌓였고 교육수준이 이만큼 높아졌다는
    자족감이 우리에게 스며있는 때문이다.
    4.19때, 80년의 봄, 혹은 6.29직후에 많은 사람들은 국민의 고양된
    의식수준을 그렇게도 믿었다.
    국민대중의 자유쟁취이며 그 토대위에서 민주화는 이젠 떼논 당상처럼
    장담했다.
    정치인이란 사람, 지도층이란 사람들은 한 술 더뜬다.
    단지 이번 동해선거때 각당 책임자들의 거동하나마 보자.
    노사분규 문목사 사건등 안채에 붙은 큰 불엔 아랑곳 하지 않고 제발등에
    떨어진 불똥만 끄겠다고 그곳으로 몰려가면 어쩐다는 것인가.
    공조를 하든 독주를 하든 국가대사에 머리를 맞대고 묘안을 짜낼 생각은
    안하고 좁아터진 진창에 모여들어 이전투구를 하는 모습이 모두 도토리
    키재기식 졸장부의 몰골 아니고 다른 무엇으로 비쳤겠는가.
    그들을 그래도 대표라고 믿고 언젠간 속시원한 정치를 해주겠지, 기다리는
    민초들만 불쌍하다고나 할까.
    그래도 한가지 건진 것은 있을성 싶다.
    전/현직 법관으로 구성된 선관위가 이전엔 보기 드물던 쾌거를 했다는
    점이다.
    어느 당 가리지 않고 질책하며 선도하느라 노력했고 두 차례에 걸친
    무차별 고발조치를 감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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